[단독] 롯데케미칼, 자금압박에도 신사업투자 기조 유지…美 암모니아 광분해 기업 투자

시지지 7600만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 참여
8월 JDA 이어 투자 추진…수소 육성

 

[더구루=오소영 기자] 롯데케미칼이 미국 시지지 플라스모닉스(Syzygy Plasmonics, 이하 시지지)에 투자했다. 자금 조달에 대한 시장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단행하며 신성장동력인 수소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시지지는 최근 마감한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롯데케미칼 등으로부터 7600만 달러(약 1000억원)를 모금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카본 디렉트 캐피탈이 주도하고 아람코 벤처스, 셰브론 테크놀로지 벤처스, 토요타 벤처스가 동참했다.

 

시지지는 광촉매 반응기를 설계·제작하고 이를 이용해 암모니아를 합성·분해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반응기가 전기로 작동해 빠른 가동이 가능하고 가동 시간이 짧아 중소 규모 생산에 유리하다. 연소 공정이 없어 온실가스 배출도 없다.

 

롯데는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 실증 사업을 벌이며 시지지와 인연을 맺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 시지지, 일본 스미토모상사그룹과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 공동사업 개발 협약(JDA)을 체결했다. 기술 실증을 수행해 청정·고순도 수소 생산을 모색하기로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수소 9400만t이 생산되는 동안 이산화탄소 9억t이 배출됐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수소 생산이 두 배 늘고 60%는 저탄소로 만들어져야 한다.

 

저탄소 수소 생산의 중요성이 커지며 롯데케미칼은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자 시지지와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는 자금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뤄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기준 3조3390억원 상당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 동박 제조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계약금 2700억원을 지불하고 롯데건설 지원에 5876억원을 썼다.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지며 보유 현금만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을 치르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금 압박 속에서도 시지지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롯데케미칼의 의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 수소는 롯데가 육성하는 신사업 중 하나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기초소재사업 부문 산하에 수소사업팀을 신설했다.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을 꾸려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롯데케미칼은 총 6조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청정수소 12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SK가스·에어리퀴드 코리아와 손잡고 울산 2공장 유휴 부지 내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도 짓는다. 4인 기준 12만 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연간 50만㎿h의 전력을 생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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