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롯데면세점의 베트남 파트너사인 IPP그룹에 금전대차 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로 분석되는 한편, 향후 현지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전환사채 성격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롯데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사업 확대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베트남 IPP그룹의 항공화물(Air Cargo) 사업을 돕는 조력자로 나서 ‘면세 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베트남에 롯데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으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일 IPP그룹은 베트남 기획투자부와 항공화물 사업 관련 논의 중이다. 기획투자부는 IPP그룹 투자자들의 국적·법적 지위를 검토하고 시장 접근 여건을 판단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 IPP 항공화물은 지난해 3월에 설립된 회사로, 전세 자본금은 3000억동(약 175억 2000만원)이다.
정보 공개서 밝힌 창립 주주 4명은 황공화물의 전세 자본금 중 0.1%를 보유 중이다. △리엔 퍼시픽(Lien Pacific) △두이 안 트레이딩(Duy Anh Trading Co., Ltd) △리 홍 투이 티엔(Le Hong Thuy Tien) △느귀엔 윌리암 휴(Nguyen William Hieu)이 IPP 항공화물에 투자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롯데면세점의 등장이다.
롯데면세점 싱가포르법인은 이들의 보증 당사자로, 항공화물 사업에 나선 IPP그룹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18년 5월 르 홍 투이 티엔과 리엔 퍼시픽 등은 롯데면세점과 자본 출자 저당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의 출자금은 보증인이 소유한 전세자본의 100%를 뜻한다.
중국에서 롯데의 사업이 사실상 철수한 후 동남아 사업 확장을 가속하고 현지 파트너사와 전략적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금전대차 전략을 펼쳤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금전대차란 당사자의 일방이 금전의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일정한 기일에 금전을 반환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 일각에서는 롯데면세점의 행보를 두고 전환사채 성격도 띌 것이라고 봤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베트남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7년 다낭공항점을 오픈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면세점은 2018년 나트랑깜란공항점, 2019년 하노이공항점을 오픈했다. 현재 다낭시내점과 하노이시내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정확한 개점 시점은 미정이지만 다낭시내점은 올 하반기, 하노이시내점은 내년에 오픈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 측은 "단순 파트너사 금전대차로 규모는 밝힐 수 없다"면서 "IPP그룹의 물류센터를 담보로 하는 금전대차 계약"이라고 했다.
한편 IPP그룹은 소매 및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지닌 대형 기업이다. 지난해 6월 IPP그룹은 화물전용 항공사 IPP항공화물(IPP Air Cargo Joint Stock Company)을 설립하고 정부에 항공운송 허가를 신청했다. 내년 2분기중 항공기 5대로 상업운항을 시작해 이듬해 7대, 2024년 10대로 확대해 사업 4년차에 흑자를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