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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루=정예린 기자] 세계 최대 컴퓨터 부품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이 기술력을 앞세워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고품질 제품으로 빈자리를 꿰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컴퓨터 부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38.3% 증가한 약 76억3309만 달러(약 9조4574억원)를 기록했다. 전체 수입시장에서는 약 26%의 비중으로 2위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 1위를 지켜온 한국은 지난해 대만에 1위 수입국 지위를 빼앗겼다. 대만 수입액은 전년과 비교해 77%나 증가한 86억791만 달러 규모였다. 3위는 중국으로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14.1% 감소한 57억6589만 달러(약 7조1440억원)였다. 비중은 29.3%에서 19.6%까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미중무역 분쟁 장기화에 따른 수출 제한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생산된 컴퓨터 부속품에는 모두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무역 통상법 301조에 따른 무역 제재 1차와 3차 리스트에 포함되면서다.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이를 기회삼아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독보적인 1위 수입국이었던 중국의 위상은 급하락했다. 중국의 빈자리는 한국과 대만을 비롯해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채웠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수입액은 전년 대비 각각 약 125% 및 250% 증가했다. 점유율 순위는 각각 4위와 10위였다.
우은정 코트라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수입 제품과의 활발한 경쟁은 미국 현지 생산업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 한국과 같은 수출국에는 긍정적인 기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관련 업계에서는 미국으로의 관련 제품 수출에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새로운 기술력과 타 수출 경쟁국보다 우월한 품질의 제품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IBIS 월드'는 올해 미국 컴퓨터 부속품 생산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약 3.6% 증가한 131억 달러 규모(약 16조231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2%대의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25년 미국 시장 규모는 약 140억 달러(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터 부속품 생산업의 주요 구성 품목은 △컴퓨터 저장장치 △컴퓨터 저장장치 부품과 부속품 △컴퓨터 터미널 △컴퓨터 부속 장치 △컴퓨터 부속품의 부품, 하위부품, 액세서리 등으로 나뉜다. 이중 데이터 저장 장치, 즉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CD-ROM 드라이브, DVD 드라이브 등이 포함되는 컴퓨터 저장장치 품목이 시장 전체에서 약 40%의 비중을 차지한다. 키보드·마우스·스캐너·마이크·웹캠 등의 입출력장치가 포함되는 컴퓨터 부속 장치 품목이 전체의 약 26%로 뒤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