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동남아 우버 '그랩' 전기차 확대 공급…정의선 '빅픽쳐' 완성

동남아 지역 탄소배출 제로화 기여
인도네시아 공장 전기차 생산 탄력
EV 유럽 '우버 택시' 공급 같은 맥락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동남아시아 우버로 불리는 차량 호출·배달 플랫폼 업체 '그랩'에 전기차를 확대 공급한다. '그랩 전기차 공급→인도네시아 전기차 생산→동남아 전기차 선점'으로 이어지는 정의선 회장의 '빅피쳐'가 완성되는 양상이다. 양사는 무엇보다 동남아 지역 탄소배출 제로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과 그랩은 22일(현지시간) 동남아 시장 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파트너십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동남아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국을 전기차를 공급, 동남아 주요 도시의 탄소배출 제로화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아이오닉5와 EV6 등 전기차 모델을 '우버 택시'로 공급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구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그랩 드라이버와 딜리버리 파트너를 대상으로 맞춤형 전기차 금융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높은 구매 비용으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그랩 운전자들을 위해서다. 또 딜리버리 파트너가 주문 대기 중에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아울러 스마트 시티 솔루션과 같은 새로운 사업 기회와 기술에 대한 협력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양사는 전기차 타당성 조사를 공동으로 진행,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등에 관해 동남아 주요국 정부를 설득할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선 현지 정부들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과정에서 그랩은 최근 발표한 ESG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탄소중립 계획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양사가 전기차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현대차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의 전기차 생산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인센티브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현대차에 유리한 정책이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동남아 시장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는 동시에 전기차 생산, 판매 등 수익성 강화를 위해 유리한 포지셔닝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앞서 그랩에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한 정의선 회장의 빅피쳐가 완성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인 총 2억7500만달러(약 3076억원)를 그랩에 투자했다. 현대차는 2500만달러(1월)와 1억7500만달러(11월)를 합해 총 2억달러를 투자했고, 기아는 7500만달러(11월)를 더했다. 현대차·기아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치였다. 당시 양사는 전략 투자 결정과 함께 전기차 부문 협력을 위한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최초 파트너십 체결 이후 2019년 싱가포르, 2020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전기차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코나EV, 인도네시아에 아이오닉EV를 투입한 바 있다.

 

한편 기아는 최근 니로 EV 등 자사 전기차 특별 구매 혜택을 유럽 내 우버 드라이버에게 제공하는 전기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유럽 약 20개국의 우버 드라이버에게 전기차를 공급하며 우버와의 전략적 제휴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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