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FT "LG-SK 소송에 바이든 정부 딜레마 빠져…원칙 지켜야"

"판결 뒤집힐 가능성 낮아…양측 합의해야"

[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범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은 특히 중국과 관련해 지식재산권 존중을 오랫동안 무역 정책의 핵심으로 뒀다"며 "만약 포드와 같은 미국 기업들이 ITC가 강조한 범법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도록 부추김을 받는다면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부당함을 외쳐야 할 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26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33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게 될 조지아 배터리 공장을 구할 것인지, 아니면 지식재산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외국 기업을 방어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인해 "이 분쟁이 법적 소송의 영역에서 벗어나 정치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은 국가 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할 경우 60일 이내에 ITC 판결을 무효화하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면서 "앞으로 두 달간 SK이노베이션, 자동차 기업들, 미국 입법자들, 조지아 주 관료들은 SK이노베이션을 위해 판결을 뒤집고자 백악관에 로비를 펼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에서 전기차 도입을 가속화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ITC가 SK이노베이션에 유예 기간을 부여한 만큼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매체는 "ITC의 판결은 미국의 이해관계와 원칙 사이에서 영리하게 타협한 것으로 이를 뒤집는 것은 여러 이유에서 잘못된 것"이라며 "현재 델라웨어에서 민사소송이 계속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SK와 LG는 여전히 합의할 수 있으며, 이것이 양사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아젠다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투자와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것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지아주 일부 관계자들은 필요한 경우 SK이노베이션의 공장에 대한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수 있고 현재까지 창출된 일자리는 300여 개에 불과해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포드는 이번 판결로 F-150 전기 트럭을 일정에 맞춰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앞서 ITC 조사 기간 중 SK이노베이션을 위해 로비 활동을 한 포드가 이미 불리한 예비판결이 내려졌던 1년 전 대체 공급업체를 찾기 시작하지 않은 것이라면 포드의 리스크 관리자들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ITC는 최종 판결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제출한 2차 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리스트를 확정,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모듈, 팩 및 관련 부품과 소재의 수입·판매를 향후 10년 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포드에 공급하는 배터리와 부품은 4년간, 폭스바겐에 납품하는 것은 2년간 수입을 허용했다. 미국 내 판매된 기아의 전기차 중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수리 및 교체용 배터리와 부품 수입도 허가했다.  ITC는 기아차 관련 납품에는 유예 기간을 두지 않았다. 

 

ITC의 최종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 절차만 남겨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60일의 검토 기간을 가지고 정책적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검토 기간이 경과하면 최종 심결 효력은 자동적으로 발휘된다. SK이노베이션은 최종심결일 또는 대통령의 검토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법원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항소 기간에도 수입 금지 및 영업비밀 침해 효력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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