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벨레네 제2원전 포기…한수원 '허탈'

불가리아 정부 "벨레네 원전 장비, 코즐루두이에 투입"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입찰에 나선 불가리아 벨레네 제2원전 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불가리아 정부가 코즐루두이 원전 1기를 추가로 짓기로 하면서 벨레네 원전 사업을 접었다.

 

불가리아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코즐루두이 원전 7호기를 건립하는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코즐루두이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면서 그동안 추진해 온 총 2000㎿급 벨레네 제2원전 사업은 종료하기로 했다.

 

불가리아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벨레네 제2원전에 사용하려 했던 장비를 코즐루두이 7호기 건설에 쓰겠다"고 밝혔다.

 

벨레네 제2원전은 1000㎿급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으로 러시아 ASE사가 1987년 추진했었다. 경제적 이유로 1991년 중단됐다. 2006년 재개됐지만 외국 투자자 유치에 실패하며 발목이 잡혔다. 전력 수요가 크지 않다는 반대 여론도 제기됐다. 2012년에는 러시아 로사톰과 원전 건설에 협력하려 했으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압박으로 무산됐다.

 

불가리아 정부는 2019년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자 벨레네 사업을 재추진했다. 그해 말 △한수원 △러시아 로사톰 △중국 국영 원전기업 중국핵공업집단(CNNC) 등 3개 사를 전략적 투자자 후보로 선정했다. 이들 3사로 부터 제안서를 받아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미뤄졌다. <본보 2020년 3월 25일 참고 '코로나19 여파' 불가리아 벨레네 원전 입찰 연기…한수원 끝까지 고삐 죈다>  그러나 1년여 간 진척을 보이지 못하다 결국 정부 차원에서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불가리아 정부가 사업 종료를 결정하면서 한수원은 난감해졌다. 한수원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불가리아뿐 아니라 체코, 폴란드, 우크라이나 시장에 노크했다. 원전 수주에 박차를 가해 온 한수원 입장에서는 이번 사업 무산이 아쉽게 됐다. 

 

불가리아 정부는 코즐루두이 원전을 추가해 벨레네 사업을 대체한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건설을 위한 논의도 마쳤다. 이미 공급된 러시아 장비와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접목하기로 했다.

 

불가리아는 현재 코즐루두이 원전 2기(각 1000㎿)를 운영하고 있다. 불가리아 전체 전력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며 각각 2027년과 2029년에 설계 수명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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