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 금융사 상대 소송 검토…"원유수출 대금 동결 해제 원해"

코로나19로 외환 부족해지자 압박 수위↑
우리·기업은행에 최대 10.8조원 예치 중


[더구루=홍성환 기자] 이란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에 묶인 원유 수출대금을 받기 위해 한국 금융사를 상대로 법적 조처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영자매체 테헤란타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국이 원유 수출대금 동결을 풀어야 한다"면서 "이란 정부는 이를 위해 소송과 법적 조처를 고심 중"이라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한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자금 규모는 65억∼90억 달러(약 7조8000억~10조8000억원), 현재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예치돼 있다. 한국과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에 따라 이란 중앙은행이 두 은행에 개설한 원화결제계좌를 통해 교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의 제재 수준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올리면서 두 은행은 이 계좌의 운용을 중단했다.

 

이란 정부는 한국 측에 원유 수출대금 동결 해제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 제재와 코로나19 사태로 외화보유액이 부족해지면서, 해외에 동결된 자산 회수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자금을 동결한 금융기관을 상대로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10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 은행들이 상식적인 국제 금융 합의를 무시한다"며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의 해제를 촉구했다. 이틀 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한국이 이란에 대해 기본 상품, 의약품, 인도주의 물품을 사기 위한 중앙은행 자원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라며 "한국 정부가 이 제한을 가능한 한 빨리 해제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한국은 이란의 자산을 오랫동안 동결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중앙은행과 함께 우리의 돈을 되찾기 위해 모든 법적, 정치적, 외교적 수단을 마련하겠다"라며 "한국은 반세기 동안 이어진 양국의 우호를 훼손하지 않도록 재고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국산 의약품과 의료장비 등 인도적 물품에 한 해 이란과 교역을 허락한다는 입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나 방호복 등은 원화 결제를 통해 이란이 수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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