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롯데케미칼이 미국에서 아로마틱 제품의 원료인 혼합자일렌(MX)을 수입하며 원가 절감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격이 하락하자 미국 물량을 들여온 것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 ICIS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달 미국에서 3~4만t의 MX를 샀다. 5월 말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MX는 무색투명한 휘발성 액체로 도료와 농약 제조용으로 주로 쓰인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PX를 비롯해 아로마틱 제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이 미국에서 MX를 구매한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ICIS 집계 결과 미국 MX 가격은 본선인도가격(FOB) 기준 지난 6일 t당 270달러(약 33만원)를 기록했다. 동북아는 355달러(약 43만원)로 85달러(약 10만원)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MX를 원료로 쓰는 아로마틱 제품 가격이 떨어졌다. 아로마틱 제품의 생산이 줄며 MX 수요가 감소했고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달리 동북아는 방향족 투자가 이어져 MX 수요가 여전히 강세다. 특히 중국은 PX 신·증설이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PX 생산능력은 3000만t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과 올해 PX 설비 신·증설 규모는 각각 1770만t, 590만t으로 추정된다. 중국 헝리(Hengli PC)와 헝이 브루나이(Hengyi Brunei)는 이미 증설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종식 기미를 보이면서 PX 설비 투자는 향후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에서 MX를 수입해 생산 비용을 줄이고 아로마틱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약세를 보이며 아로마틱 사업의 실적은 악화됐다. 2018년 4분기 3.3%에 달한 영업이익률은 작년 같은 분기 –5.4%로 급감했다. 올해에도 중국 물량 유입으로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원가 절감이 절실하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기준 75만t의 PX를 생산하고 있다. 작년 아로마틱 사업 매출은 2조6132억원으로 전체(15조1235억원)의 10% 이상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