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00조원 증발, 매장 90% 휴업…애플, 시련의 계절

-코로나19 충격에 시총 1조달러 무너져
-공급망·판매망 마비로 불확실성 증대
-신제품 출시도 차질

 

[더구루=홍성환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애플이 시련의 계절을 맞았다. 시총이 500조원 넘게 증발했고, 전세계 매장 90%가 문을 닫았다.

 

23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전일 대비 2.1% 하락한 주당 224.37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9820억 달러(1208조8420억원)로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12일 주당 327.85달러로 정점을 찍으며 시총이 1조4000억 달러(1722조280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불과 한 달 남짓 사이 4000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으로 24일 애플 주가는 주당 246.88달러로 전일 대비 10% 급등했다. 하지만 공급망과 판매망 무너져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공장이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받았다. 애플 제품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2020년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하드웨어 생산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CCTV에 따르면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최근 생산 작업을 재개하고 애플 등 글로벌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공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대만, 미국, 한국, 일본 등 핵심 부품업체의 공급이 멈췄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공급망이 이르면 4월 말 회복되고, 5~6월께나 돼야 정상 복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망도 마비됐다. 애플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애플 매장을 무기한 휴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체 511개 매장 가운데 42곳만 문을 연 상태다.

 

애플의 1분기 실적을 보면 중국 시장 매출은 135억7800만 달러로 전체의 14.8%를 차지한다. 매출 1~2위는 미국과 유럽으로 각각 413억6700만 달러, 232억7300만 달러다.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시장이 언제부터 정상적으로 영업을 재개할지 불확실하다.

 

월가 투자은행 웨드부시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애플의 사업 모델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이외의 다른 판매망이 상당 기간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글로벌 매장 휴업으로 이번 분기 애플 매출이 5%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신제품 출시도 차질을 빚게 됐다. 애플은 오는 6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0'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WWDC는 애플이 해마다 6월 전 세계 개발자들을 초청해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계(OS)와 신기술, 비전 등을 소개하고 공유하는 자리다. 즉 이르면 이달 말 공개 예정이었던 애플의 새로운 보급형 아이폰인 아이폰SE2의 출시가 미뤄졌다는 의미다. 하반기 출시 계획이던 5G 아이폰의 연내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웨드부시는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 9억2500만명 가운데 3억5000만명이 교체 시기에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1310억 달러 규모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14% 감소할 것으로 웨드부시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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