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명은 기자] 미래 먹거리로 '우주 산업'을 낙점한 보령(옛 보령제약)이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바이오티아(Biotia)와 손잡고 우주에서도 작동 가능한 휴대용 자율형 감염병 진단 기술 개발에 나선다. 오랜 기간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비행사를 보호하고, 지구상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목표다. 보령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우주 헬스케어 및 연구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티아는 8일(현지시간) 보령이 주최한 글로벌 혁신 프로그램 '휴먼 인 스페이스(HIS) 챌린지'에서 최초로 우주 실험 수행을 위한 '궤도 실험 지원금(Orbital Launch Funding, OLF)'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보령과 바이오티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찰스 추(Charles Chiu) 박사는 유인 우주 비행과 지구 원격 의료 환경의 극한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차세대 진단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추 박사는 "이 프로젝트는 궤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휴대성이 뛰어나고 자율적인 감염병 진단을 위해 임상적으로 검증된 메타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기반 플랫폼을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티아의 공동 창립자이자 글로벌 이사인 크리스 메이슨(Chris Mason) 박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극한 환경에서 수년간 쌓아온 공동 연구를 기반으로 달과 화성에서 장기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비행사를 보호할 수 있는 진단 장비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기술을 향후 지구상의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진단 인프라를 확장하는 데도 활용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는 우주와 지구 모두에서 정밀의학을 실현하는 진단 기술을 개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바이오티아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유전체학과 인공지능(AI) 기반 진단을 통해 세계인의 건강을 보호하려는 바이오티아의 사명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발걸음을 의미하며, 우주 건강 혁신을 위한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보령의 노력과도 일치한다"고 전했다.
한편, 보령은 지난 2020년부터 우주 사업에 관심을 갖고 2022년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의 지분 2.7%에 해당하는 6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오는 2030년 퇴역을 앞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민간 우주인을 올릴 수 있는 독점권을 확보한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