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에스토니아가 미국에 희토류 금속을 제공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대가로 희토류를 받는 구상을 밝힌 가운데 에스토니아도 미국 원조에 대한 보상으로 희토류 공급을 고려하고 있다.
마르구스 차크나(Margus Tsahkna)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최근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는 대가로 희토류 금속 접근 권한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것은 미국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합의는 두 나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안보 보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 기업이 인광석과 희토류 금속 매장지가 있는 아이다-비루마 지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토류는 전기차(EV)와 방산,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도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희토류 화합물·금속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72%)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으며, 이어 말레이시아(11%)와 일본(6%), 에스토니아(5%) 순이다. 에스토니아는 유럽 내 희토류 정제·가공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로, 미국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이번 주 우크라이나 희토류 광물에 대한 접근권 확보를 논의하고자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대가로 희토류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사수에 도움을 주고, 무기와 제재 패키지로 적을 격퇴하는 동맹국들과 함께 희토류 자원을 개발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