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가격 3년 만에 하락…반도체 혹한기 현실화

6·8·12인치 실리콘 웨이퍼 가격 최대 약 10%↓
반도체 제조사 구매 감소 여파…공급 연기 요청도

 

[더구루=정예린 기자]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도체 업계 불황에 따른 고객사 수요 급감으로 재고가 증가하면서다. 

 

8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현물가격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6·8·12인치 실리콘 웨이퍼 가격은 수요에 따라 최대 약 10% 하락했다. 

 

등락폭이 큰 제품은 수요가 가장 적은 6인치 실리콘 웨이퍼다. 6인치 웨이퍼 현물가격은 10% 미만 하락했다. 8인치 실리콘 웨이퍼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12인치 제품은 현물가격이 상대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일부 고객사들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 웨이퍼 가격 하락은 반도체 산업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반적인 시장이 얼어 붙으며 메모리 반도체 물량이 쌓이자 칩 제조사들이 감산을 결정, 실리콘 웨이퍼 구매를 줄인 것. 실제 이미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고객들로부터 제품 인도를 늦춰달라는 요청도 빗발치고 있다는 게 관련 기업들의 설명이다.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들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실리콘 웨이퍼 재고가 많은데다 고객사의 가격 인하 압박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인 만큼 웨이퍼 제조사들도 다른 선택지가 없어 가격 조정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리콘 웨이퍼는 반도체 칩 제조의 기본이 되는 핵심 원재료다. 글로벌 생산량 제품별 비중은 12인치 실리콘 웨이퍼가 약 70%로 가장 높다. 8인치가 약 25%, 6인치 이하가 약 5% 수준이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일본 신에츠화학 △일본 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GW) △독일 실트로닉 △한국 SK실트론 등 5개 기업이 전체 시장점유율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실리콘 웨이퍼 재고는 넘칠 정도로 많고 여전히 소화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다만 신에츠화학 등은 오는 7월부터 실리콘 웨이퍼에 대한 시장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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