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폐'로 기로에 선 위메이드, 여파는?

위메이드, 가처분 신청 대응
암호화폐 '투명성' 논란…규제 강화 목소리 커질듯

 

[더구루=홍성일 기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협의체인 닥사(DAXA)가 위믹스를 상장폐지 하기로 결정했다. 상장폐지는 없다고 자신했던 위메이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닥사는 24일 오후 빗썸, 코인원, 업비트, 코빗 등 국내 4대 코인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지원종료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닥사는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등을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 사유로 들었다. 

 

위메이드는 상장폐지는 없다고 자신했지만 닥사가 상장폐지를 하면서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장현국 대표는 25일 오전 11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했다. 위메이드는 법원에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의 시작은 위믹스가 자체 메인넷인 위믹스 3.0을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가상자산 업계 내에서 위메이드가 위믹스의 유통량 통계를 축소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3.0을 출시하면서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위믹스 달러'를 출시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달러의 가치 유지를 위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담보로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위메이드는 USDC를 대량으로 확보하기 위해 디파이 대출업체인 코코아 파이낸스의 위믹스 3580만 위믹스를 담보로 코코아파이낸스 스테이블 코인인 KSD를 확보했다. 그리고 이 KSD로 오르빗USDC(oUSDC)를 구매해 1564만 oUSDC를 확보했다. 

 

위메이드는 이를 오르빗 브릿지를 통해 거래소로 전환 후 USDC를 구매하는데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오르빗브릿지가 위메이드의 oUSDC 전환 신청을 이상거래로 판단해 금지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위메이드는 oUSDC로 브릿지 없이도 거래소 판매가 가능한 클레이튼 네트워크 기축통화 클레이를 대량으로 매수, 바이낸스에서 전량 매도했고 이를 기반으로 USDC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위메이드가 공개한 위믹스 유통량 정보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암호화폐 인플루언서인 변창호씨가 위믹스의 실제 유통량이 공개된 수치보다 2배이상 많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앞서 설명했던 코코아파이낸스에 담보로 잡힌 3850만 위믹스도 유통량에 포함되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닥사도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상장폐지 관련 심사를 진행해왔던 것이다. 

 

위메이드도 상장폐지를 막겠다며 유통량 공시를 다시했고 유통량 보정을 위해 코코아 파이낸스에 대출금을 조기상환해 담보로 잡힌 위믹스를 수거했다. 또한 유통량 정보를 수탁업체에 맡겨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며 대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상장폐지를 막을 수 없었다. 

 

 

△향후 전망은

 

위믹스 생태계를 만든 위메이드의 주가 폭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가상자산 호황기에 위믹스를 앞세워 엄청난 주가 상승을 이뤄냈다. 하지만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위믹스 자체가 존폐 위기에 빠지며 주가에 거대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위믹스의 가격은 상장폐지와 동시에 70%가 급락했다. 2000원이 넘던 가격이 700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기존에 위믹스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가상화폐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가 되면 해당 거래소에서 거래를 못하게 될 뿐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번 닥사 결정에 영향을 받는 것은 국내 5대 거래소 이며 중소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등에서는 향후에도 거래가 가능하다. 

 

시장 전체로 봐서도 다시 한 번 신뢰도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루나 사태와 FTX 사태를 거치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상황에서 '신뢰도' 이슈 자체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위믹스의 사례는 시장이나 투자자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암호화폐 겨울이 더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 구축 시계를 빠르게 돌리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루나, FTX의 경우 투자자보호 규제가 필요한다는 것이 컸다면 이번 위믹스 상장폐지에서는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로 커져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가상자산 생태계 발전 선두에 있던 P2E 시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많은 피해가 우려됨에도 문제가 있는 것을 상장폐지가 결정된 만큼 업계에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게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이번 사태로 암호화폐 사업자들이 자체적인 투명성 제고 행동에 나서면 업계 전반에 신뢰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닥사 결정이 '읍참마속'의 일화처럼 시장의 규칙을 다시 세우고 시스템을 정비해 시장 발전의 계기가 될 지, 대마를 잡아 피해만 키우게 된 상황일 지 향후 시장 변화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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