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설비투자 속도조절

TSMC·VIS·이노룩스·AUO·한스타 등
평균 10% 감축…가동률·인력 재정비도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감소 탓

[더구루=정예린 기자] 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악화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인건비 절감에 나서는 등 전력 재정비에 나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최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잇따라 올해부터 내년까지 케펙스(설비투자) 규모를 줄인다고 발표했다. 시장 수요 감소로 수주잔고가 불안정하고 가동률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업체 VIS(世界先進)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 230억 대만달러에서 210억 대만달러로 줄이고 내년에도 대폭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내년 착수할 예정이었던 제5 웨이퍼 생산 공장 증설 계획도 우선 중단키로 했다. 고객사의 재고축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으로 공장 가동률은 물론 평균 판매가도 4~6%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폭발적인 수요로 앞다퉈 증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던 올 상반기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앞서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도 설비투자액을 기존 400억 대만달러에서 360억 대만달러로 10%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노룩스(Innolux)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260억 대만달러에서 230~240억 대만달러 수준으로 약 10% 가량 줄인다고 밝혔다. 산업 변동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동률 관리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 확대 △디스플레이 외 새로운 응용처 제품 개발 가속화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이밖에 직원들의 휴가 사용을 장려하고 고위 간부들의 급여 삭감도 추진키로 했다. 

 

AUO와 한스타(HannStar)는 신공장 건설 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AUO는 설비투자 금액을 450억 대만달러에서 360억 대만달러로 축소했다.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유는 시장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AUO와 이노룩스는 올 2분기 이후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104억 위안과 127억 위안에 달했다. TV 패널 가격이 저점을 형성하고 있는데다가 견조한 수요를 보였던 IT 기기용 패널마저 수요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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