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화웨이 5G 참여 배제 법안 검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시
영국·프랑스 이어 브라질도 '클린 네트워크' 동참 전망

[더구루=오소영 기자] 브라질이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화웨이를 퇴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 이어 중남미로 '반중 물결'이 퍼지며 5G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막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 대통령실의 아우구스투 엘레누 국가안보실장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법안 마련을 모색 중이다.

 

화웨이는 브라질에서 20년간 입지를 다졌다. 2G부터 4G 사업까지 화웨이 장비 비중은 약 40%에 이른다. 5G를 상용화하는 과정에서도 현지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해 테스트했고 백본망을 구축했다. 브라질은 내년 초 5G 국제입찰을 시행하고 2022년 중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브라질의 태도는 달라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시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를 비롯해 신뢰할 수 없는 중국 브랜드를 제외한 '클린 네트워크'를 선언하고 브라질에 참여를 촉구했다.

 

지난 10월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브라질을 찾아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인사를 만나 화웨이 배제를 촉구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방문과 맞물려 미국 정부도 브라질이 5G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면 이통사들이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의 강력한 주문에 브라질 정부는 백기를 든 분위기다. 다만 부통령과 현지 이통사들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 화웨이 퇴출 법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은 7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상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행사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브라질이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었다. 브라질 이동통신업체 단체인 커넥시스 브라질 디지털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사업자 선정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화웨이의 참여 허용을 주문했다.

 

한편, 영국은 내년 9월부터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프랑스는 이통사에 화웨이 장비를 구매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리스와 캐나다도 배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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