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제재 대비 반조립 부품 비축…삼성전자‧SK하이닉스 '분주'

화웨이 자체 칩셋 기린 포기…미디어텍 탑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초 주문 쇄도
美 화웨이 생산·구매·주문하는 모든 거래 제재

 

[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화웨이가 테스트 과정 없이 반조립 부품을 공급받고 대만·한국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이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자체 반도체 생산 길이 막히면서 재고 확보에 매진하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스마트폰 부품들을 반조립 형태로 구매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리얼텍, 노바텍,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공급하고 재고를 비축 중이다. 화웨이는 중저가 브랜드 아너 신제품에 미디어텍의 5G 칩셋인 디멘시티를 탑재하기로 했다. 5G 스마트폰 창샹 Z에 미디어텍의 티엔지800을 장착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올 초 양사에 메모리 반도체를 집중 주문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전체 매출에서 가장 많이 기여한 5대 매출처 중 하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서 화웨이 비중은 6%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의 15%가 화웨이에서 나온다.

 

화웨이는 대만, 한국 업체들과 협력해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이 제재 강도를 높이며 부품 수급 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미국은 작년 5월 미국 기술을 이용한 제품을 화웨이에 수출할 시 현지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미국 내 생산품에만 적용돼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올해 5월 2차 제재를 추진했다. 미국 밖에서라도 미국 기술과 장비를 이용해 칩을 만드는 기업들은 화웨이에 공급하기 전에 현지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시행하기로 했다.

 

미국의 추가 제재로 화웨이의 오랜 파트너사인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 TSMC는 두 손을 들었다. TSMC는 지난달 컨퍼런스 콜에서 "5월 15일 이후 화웨이에서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며 "9월 14일 이후에는 화웨이와의 거래가 완전히 단절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3차 제재에 나섰다. 미 상무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거래 제한 대상 화웨이 계열사를 38개 추가해 총 154개로 늘렸다. 유예 기간을 뒀던 FDPR도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화웨이는 결국 자체 칩셋 '기린'을 포기했다. 내달 출시하는 메이트40이 기린 칩을 장착하는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자체 칩셋을 생산할 길이 막히면서 외부 업체로부터의 안정적인 수급은 더욱 중요해졌다. 당장 대만과 한국 업체들에 의존해 재고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나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는 퀄컴이 화웨이의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퀄컴은 화웨이에 통신용 칩을 판매하고자 미국 정부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대만과 한국 등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본다는 논리를 내세워 판매 허가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33.4%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에서는 41%의 점유율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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