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로 수출하자" 삼성, 베트남 정부 물류지원 촉구

베트남 총리실, 한국 기업 지원 간담회 개최
최주호 부사장 "항공사 돕고, 수출 지원 일석이조"
투자등록증 변경 고충 문제도 지적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 정부에 유휴 여객기를 활용한 물류 지원을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베트남에서 생산한 스마트폰과 TV 등의 수출에 고충을 토로하며 현지 당국에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총리실 산하 행정절차 자문 개선 위원회와 한국 기업 간 간담회에서 물류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최주호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장 부사장이 원활한 물류 수출을 위해 코로나19로 운항을 멈춘 항공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현지 기업들은 베트남에서 생산한 상품의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최 부사장은 여행객 감소로 운행을 중단한 여객기를 화물기로 바꿔 물류에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는 "유럽 노선이 많은 베트남 국적 항공기를 활용하면 수출 기업뿐 아니라 현지 항공사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투자등록증(IRC) 변경에 오랜 시간이 걸려 투자에 차질을 빚는 문제도 지적했다. 투자등록증은 기업들의 프로젝트와 투자 목적,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상세히 적은 문서다. 현지 투자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투자등록증에 기재된 내용에 변동이 생기면 해당 문서를 수정해야 한다.

 

최 부사장은 "삼성 자회사는 지난해 투자등록증을 완성하고 처리하는 데 수개월이 걸려 신제품 생산 일정을 놓칠 뻔했다"며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우리와 같은 고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트남 정부가 절차 개선을 추진한다면 기업들은 복잡한 절차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더 많은 투자를 빠르고 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물류와 투자등록증 변경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지 정부의 대응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 기업이다. 베트남 박닌성(SEV)과 타이응웬성(SEVT) 등 2곳에서 스마트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 정도인 1억5000만대가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는 호찌민에 소비자 가전(CE) 복합 단지를 구축해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2억2000만 달러(약 2600억원)를 투자해 모바일 연구·개발(R&D) 센터도 짓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도 베트남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2018년 기준 삼성전자의 수출액은 베트남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현지 정부의 주도 아래 코로나19 이후 베트남 진출 기업들의 고충을 듣고자 마련됐다. 한국에서는 주베트남대사관·호치민총영사관, 삼성전자, SK, LG전자, 롯데, 포스코 등이 참여했다. 베트남에서는 마이띠엔중 총리실 장관, 쩐 꾹 꽌 산업무역부 차관, 부 다이 탕 기획투자부 차관, 레 꽝 노동사회부 차관, 응우옌 쭝 뚜아 내무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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