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美 공장 증축 카드 '만지작'…'글로벌 1억 생산벨트' 속도

이수일 사장, 타이어 전문지 인터뷰
美 한국산 타이어 반덤핑 조사…최대 195% 관세 폭탄 전망

 

[더구루=홍성일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미국 테네시 공장의 2단계 증설에 착수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을 보이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추가 투자에 고삐를 당기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미국 테네시주 클라스빅 공장 2단계 증설에 돌입했다.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타이어 전문지인 타이어 비즈니스(Tire 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테네시 공장에서 신차용 타이어(OE) 수요를 만족시키고자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제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미국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7년 10월 8억 달러(약 9700억원)를 들여 미국 공장을 완공한 후 2단계 증설을 계획했었다. 연간 생산량을 약 550만개에서 1100만개로 끌어올리는 목표로 전 세계 1억2000만개의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였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와 실적 악화 등의 영향으로 추가 투자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 여기에 공장 가동률은 60% 수준에 그치면서 지난해 482억원에 달한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이 악화됐다.

 

올해에도 대외 상황은 밝지만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완성차 업체가 공장을 멈춰서며 타이어 수요가 부진했다.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한국타이어가 2단계 투자에 시동을 건 이유는 미국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한국산 타이어에 관세가 부과되면 제품 비용이 증가해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국에 생산시설이 있는 업체는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의 청원에 따라 한국과 대만, 태국, 베트남산 승용차·경트럭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혐의를 조사 중이다. USW는 한국산 제품에 대해 제소 국가 중 가장 높은 195%의 관세 부과를 요청한 상태다. 만약 관세가 현실화되면 국내 타이어 업계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본보 2020년 5월 14일 참고 [단독] "한국산 타이어 최고 195% 덤핑"…美 최대노조, 상무부에 청원> 

 

완성차 업계가 공장을 재가동하고 수요가 정상화되는 점도 한국타이어가 미국 공장 투자를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경제 회복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예측하기 어렵지만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시장이 안정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이 사장은 수요 회복에 따라 하반기 신제품 출시 계획도 언급했다. 3분기 사계절용 타이어를 선보이고 키너지(Kinergy) PT와 ST 라인업을 크기에 따라 50여 개로 확대한다. 연말에 트럭·버스 타이어(TBR) 제품도 출시한다.

 

이 사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소형 트럭용 시장은 계속 성장할 전망"이라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자 세그먼트별로 새 제품군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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