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매체 "삼성, 화웨이 '반도체 공급 유지' 요청 거절할 듯"

美, 동맹국 반(反)화웨이 참여 압박…화웨이 궁지 몰려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와 파운드리 거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이 제재 강도를 높이고 우방국들이 '화웨이 타도'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만 TSMC를 대체할 강력한 '구원투수'인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불확실해지며 화웨이의 고립이 심화될 전망이다.

 

17일 복수의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파운드리 부문에 협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는 유럽과 일본산 장비를 기반으로 한 생산라인을 보유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다는 정보가 있었으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그렇게 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고 우방국들의 동참을 요구하는 상황을 알고도 화웨이의 손을 잡는 건 삼성전자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미국은 지난달 한국에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를 요청하고 중국 생산시설을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옮기는 구상을 제안했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은 "미국은 한국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전 세계가 중국의 위협과 보복에 맞서기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미국과의 연대를 주문했다.

 

미국의 압박에 동맹국들은 백기를 들었다. 화웨이의 파트너사였던 TSMC는 반도체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약 14조7600억원)를 쏟아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중국산 정보통신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동맹국들이 미국의 편에 서는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가 TSMC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마저 손을 잡지 않으면 화웨이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 삼성전자는 TSMC를 대체할 유일한 대안으로 꼽혀왔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은 미국의 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지난 4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제재가 현실화된다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나 대만 미디어텍 칩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다.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P40 프로'에는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가 탑재됐다. 삼성전자의 상위 5대 주요 매출처에는 2018년부터 2년 연속 화웨이가 포함됐다.

 

한편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협력을 하더라도 TSMC를 대신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기즈차이나(Gizchina)는 "화웨이와 아너 스마트폰 판매량을 고려할 때 삼성이 중국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SMIC를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SMIC는 상하이 공장에서 14나노 공정 생산 능력을 월 6000장에서 3만5000장까지 확대한다. 12나노 공정 또한 개발할 계획이다. 투자 실탄은 확보했다. SMIC는 중국 중앙정부와 상하이 시정부가 운영하는 펀드로부터 22억5000만 달러(약 2조7700억원)을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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