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산업' ESS에서 손떼는 일본…韓·中 공세에 '백기'

NEC, ESS 자회사 철수 추진
韓 60% 이상 점유…NEC 수익 부진

 

[더구루=오소영 기자] 일본 NEC가 자회사 NEC 에너지 솔루션을 철수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 손을 뗀다. 한국과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수익성을 내지 못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NEC는 NEC 에너지 솔루션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당초 매각을 추진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업황 침체 여파로 적절한 구매자를 찾지 못하며 철수로 가닥을 잡았다.

 

NEC 에너지 솔루션은 올 3월 네덜란드 기가 스토리지(GIGA Storage)와 체결한 12㎿ 규모 ESS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마지막으로 더는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사업 철수와 별개로 배터리 유지·보수 계약은 2030년 3월까지 유지된다.

 

ESS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에너지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기후 조건에 민감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ESS가 이를 해결해줄 수 있어서다. 쓰다 남은 전력을 저장해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며 전력난 우려를 해소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글로벌 ESS용 시장 규모가 2017년 19.5GWh에서 2025년 121GWh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ESS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NEC가 철수를 결정한 이유는 치열한 경쟁에 있다. 한국,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성능 경쟁에 밀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결국 발을 빼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ESS 시장은 한국 업체들이 6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BYD를 비롯해 중국 업체들도 ESS 사업을 강화하고 점유율을 늘려가며 NEC 에너지 솔루션은 설 자리를 잃었다.

 

NEC의 철수 결정에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팔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깔렸다. NEC는 2017년 리프용 전지 제조 업체 AESC에 대한 보유 지분을 팔았다. 전극을 생산하는 자회사 NEC에너지디바이스 매각도 추진했다.

 

NEC는 2014년 중국 완샹그룹의 A123 ESS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A123은 세계 최초로 ㎿급 ESS 사업을 추진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회사다. 제너럴모터스(GM)와 BMW, 미 국방부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도 했으나 하이브리드차 판매 부진에 따른 경영난으로 2013년 완샹그룹에 인수됐다. NEC는 인수 직후 'NEC 에너지 솔루션;이라는 별도 법인을 세우고 ESS 사업에 집중했다. 전 세계에서 141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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