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中 3위 배터리 제조사 지분 30% 매입…삼성·SK·LG 영향은?

궈시안 하이테크에 7억4000만 달러 투자…최대주주 올라
CATL·LG화학·삼성SDI·SK이노 등 기존 공급사 입지 축소

 

[더구루=오소영 기자] 세계 최대 완성차 회사 폭스바겐이 중국 3위 배터리 업체인 궈시안 하이테크의 지분 30%를 산다. 궈시안 하이테크의 배터리를 공급받고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이 공급선 다변화에 시동을 걸며 중국용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했던 CATL뿐 아니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지위도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7억4000만 달러(약 9116억원)를 들여 궈시안 하이테크의 지분 30%를 매입한다. 이사회에서 매입 계획을 의결했으며 향후 중국 정부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지분을 살 계획이다. 매입이 성사되면 폭스바겐은 창업자 리젠(지분 25%)을 넘어 궈시안 하이테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2006년 중국 허페이시에 설립된 궈시안 하이테크는 CATL과 BYD에 이어 3위 배터리 회사다. 선전 중권거래소 상장사로 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만들었으나 2016년부터 삼원계로 확장했다. 지난 1월 17일 기준 시가총액이 28억 달러(약 3조2000억원)에 이른다.

 

폭스바겐의 지분 매입설은 올 초부터 제기됐다. 1월 폭스바겐이 궈시안 하이테크의 지분 20%를 매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궈시안 하이테크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방안도 논의하며 양사의 협력은 물이 올랐다. <본보 2020년 1월 22일 참고 中 배터리로 눈 돌린 폭스바겐…궈시안 하이테크 손 잡나> 

 

폭스바겐이 당초 전망치보다 많은 지분을 사며 궈시안 하이테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 이유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에 있다. 중국은 구매 보조금과 전용 번호판 발급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차 포함) 판매량은 122만대를 기록했다. 일본 116만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폭스바겐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이 궈시안 하이테크와 거래를 늘리며 기존 공급사인 CATL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CATL은 2018년 3월 폭스바겐의 차세대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돼 중국 판매용 전기차에 제품을 납품해왔다.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회사들도 장기적으로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이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공급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폭스바겐 산하 자동차업체 아우디도 BYD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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