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샤프 화해 모드…LCD 패널 공급 재개

-'OLED 전환' 삼성디스플레이 대체 공급처 필요해
-삼성 업은 샤프, LCD 수익 개선 탄력
-샤프, 2016년 공급 중단 통보로 거래 끊겨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 샤프로부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다시 공급받는다. 2016년 말 샤프의 거래 중단 통보 이후 끊어졌던 양사의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 중단 선언에 따른 패널 수급 불안 해소와 샤프의 적극적인 구애가 공급 재개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8일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샤프와 LCD 패널 공급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샤프는 삼성전자의 오랜 패널 공급사였다. 한때 연간 LCD 패널 생산량의 절반을 삼성전자에 공급했다. 2015년 30인치와 32인치, 40인치 등 중형 패널 500만여 대를 납품했다. 2013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샤프를 구해준 것도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샤프 지분 3%를 매입하며 자금난 해소를 지원했다.

 

돈독했던 양사의 관계는 대만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한 후 급격히 악화됐다. 샤프는 2016년 말 삼성전자에 패널 공급을 끊겠다고 통보했다. 자체 TV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내부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목적도 있었지만 폭스콘의 모기업인 훙하이 그룹의 입김도 작용했다.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은 2012년 폭스콘 주주총회에서 "삼성을 무너뜨리는 게 내 인생 목표"라고 말하며 적개심을 드러낸 바 있다.

 

궈타이밍 회장이 2선으로 물러난 후 샤프는 작년 초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었으나 거절당했다. 삼성전자가 괘씸죄를 적용해 샤프의 공급 재개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써 양사는 완전히 결별하는 듯 보였지만 최근 거래를 트며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양사가 다시 손을 맞잡은 배경에는 안정적인 LCD 패널 공급처를 확보해야 하는 삼성전자와 업황 악화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샤프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데 있다.

 

삼성전자는 가장 거래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새 공급처를 찾아야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1일 LCD 생산 중단 시점을 올해 말로 못 박았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패널 수급에 타격이 우려됐다.

 

삼성전자는 TV용 LC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 대만 AUO·이노룩스, 중국 BOE·CSOT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비율은 대수 기준 30% 중반으로 추정되며 납품 업체 중 가장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를 대체할 공급처가 필요해지면서 샤프와 거래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샤프 또한 LCD 사업의 실적 개선을 위해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중국 업체들의 장악으로 샤프는 LCD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샤프는 TV용 디스플레이 점유율이 3.3%로 8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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