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株] 현대차, 정의선 살 때 따라 샀더라면…

주식시장의 주인공은 기업과 투자자입니다. 기업은 자본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주식을 시장에 내놓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그 주식을 사 수익을 봅니다. 주식 거래를 통해 기업의 주인이 바뀌기도 하는데,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경영권을 갖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주요주주가 경영자이자, 투자자인 이유입니다. '부럽株'에서는 기업 사주나 주요 임원의 자사주 매입, 경영권 분쟁, 시장을 놀라게 한 인수합병(M&A) 등 주식과 투자에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더구루=유희석 기자] 현대차 주가는 지난 19일 6만5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루 주가가 10% 넘게 폭락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말미암은 경제 위기 공포가 극에 달한 날이었다.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것이다. 

 

대부분 투자자가 투매에 나설 때 과감히 현대차 주식을 대거 매수한 이가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다. 이날 정 부회장은 현대차 주식 13만9000주를 주당 평균 6만8435원에 사들였다. 총 매입금액은 약 95억원. 과감한 투자였다. 

 

정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약 45억원을 투자해 6만5464주를 추가로 매수했으며, 23일에는 28만5517주, 196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24일과 25일에도 각각 42억원, 28억원을 투자해 현대차 지분을 늘렸다. 단 5거래일, 정 부회장이 현대차에 투자한 금액은 400억원을 훌쩍 넘겼다. 

 

급락을 거듭하며 10여 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던 현대차 주가는 신기하게도 정 부회장이 투자한 직후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20일 8% 가까이 오르며 7만원대를 회복하더니, 25일에는 8만원 선마저 넘어섰다. 27일에는 전날보다 1.8% 오른 8만6400원을 장을 마쳤다. 

 

 

정확히 '바닥'을 찍은 정 부회장의 투자 성적은 놀라웠다. 날짜별 평균 매입 가격을 단순 계산한 수익률은 약 20%, 일주일도 안 돼 100억원가량을 번 것이다. 기존 지분 가치가 매우 줄어든 상황이지만, 이 정도면 성공적인 '물타기'(주가가 내려갔을 때 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 단가를 낮추는 투자 방법)가 된 셈이다. 

 

더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정 부회장은 같은 시기 현대모비스에도 500억원 정도를 투자해 지분 0.17%를 확보했는데, 지분 가치가 벌써 640억 정도로 커졌다. 132억원 이상 이익을 본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투자로 지분율 상승에 따른 지배구조와 책임경영 강화, 투자자 불안 해소 등 부수적인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현대차의 모든 경영정보를 알고 있는 정 부회장은 이번 투자에 앞서 주가가 바닥을 친 것을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정 부회장이 투자했기에 바닥이 된 걸까. 알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수백억 원의 차익을 올린 사주와 급락한 주가를 바라보는 개미(개인 투자자) 마음은 분명 많이 다를 것이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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