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도운 델타, 결국 자금난

한진칼 지분 매입에 수천억 투자
코로나로 자금부족, 은행권 기웃

 

[더구루=유희석 기자]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로 떠오른 미국의 델타항공이 자금난에 빠졌다. 한진칼 지분을 늘리기 위해 수천억 원을 투자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며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아메리칸항공그룹과 함께 JP모건체이스가 주도하는 은행단으로부터 20억달러(약 2조4800억원)에서 40억달러(약 4조9600억원)가량을 빌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364일 만기의 브리지론(일시적인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한 대출) 방식으로 알려졌다.

 

델타항공이 자금 압박을 겪는 것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면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델타항공은 이미 미국 국내 노선의 10~15%, 외국 노선의 20~25%를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긴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항공업계를 돕겠다"고 강조했으며, 직후 미 항공업계는 생존을 위해 580억달러(약 71조9700억원) 정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델타항공 자금난은 한진칼 주식 매입과도 관련이 깊다. 지난해 본격화한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며 최근까지 지분률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델타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지난해 한진칼 지분 10%를 사들이기 위해 1억7000만달러(약 2110억원)을 투자했다.

 

델타항공은 올 들어서도 한진칼 주식 매입을 지속해 지분율을 14.9%까지 높였다. 한진칼 주가가 올 들어 지난해 말보다 최대 두 배가량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지분 매입에 1000억원 안팎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칼 지분 매입에 모두 3000억원 정도가 투자된 것이다.

 

델타항공을 축으로 하는 조원태 회장 측과 KCGI·반도건설·조현아 연합 측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한진칼 주가는 폭등했지만, 정작 델타항공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여름 주당 61달러까지 올랐던 델타항공 주가는 이달 현재 35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40% 가까이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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