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애플이 로봇 데이지를 활용해 폐휴대폰 재활용에 속도를 낸다. 14개의 희귀금속을 채취해 경제성과 친환경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로봇 데이지로 아이폰을 분해해 14개의 물질을 추출하고 있다. 데이지는 아이폰을 분해하는 로봇이다. 손 부분에 장착한 카메라로 아이폰 모델을 인식하고 케이스와 카메라, 배터리를 뜯어낸다. 시간당 분해 가능한 아이폰 대수는 200대다. 24시간 쉬지 않고 1년간 일하면 120만대까지 분해할 수 있다.
애플은 분해한 아이폰에서 주석과 코발트, 희토류 등 14개 금속을 추출한다. 애플은 '2019년 환경 책임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 10만대를 재활용 하면 32kg 상당의 희귀 금속을 채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추출한 금속은 새 아이폰 부품 제조에 쓰인다. 가령 희토류는 3D 터치를 대신한 탭틱 엔진의 원료로 재활용됐다. 코발트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애플은 지난 2016년 분해 로봇 리암에 이어 2018년 데이지를 공개하며 재활용 사업을 본격화했다. 리암은 아이폰 6종을 인식했다면 데이지는 9종을 인지해 분해한다. 작년 4월에는 인식 가능 모델을 15개로 늘리며 로봇 기술을 강화해왔다. 작년부터 텍사스주 오스틴에 830㎡(약 250평) 크기의 재료 재활용 연구소 설립도 추진했다. 연구원들은 이곳에서 애플 제품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애플이 폐아이폰 재활용에 투자를 지속해 자원을 재사용하는 순환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친환경 경영에 앞장선다. 애플은 지난 2018년 자사 제품 780만대를 재활용해 총 4만8000t의 전자 쓰레기를 줄인 바 있다.
원재료를 자체 조달해 안정적으로 수급하며 제품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희토류의 공급 차질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의 카메라와 스피커, 리시버 등에는 중국산 희토류가 원료로 쓰여 중국이 수출 금지를 추진할 경우 애플이 가장 큰 피해 업체로 거론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