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중국 벤처캐피탈 투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5일 중국 정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시드 자금 조달액은 25억 달러(약 3조3750억원)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땐 67% 감소한 수치다.
이로 인해 신생 스타트업 수도 줄어들었다. 지난 2018년 5만1302개사에 달했던 신생 스타트업 수는 지난해 1202개사로 급락했다. 올해 통계는 아직 발표 전이지만 저조한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 같은 결과가 코로나19 팬데믹과 부동산 시장 위기에 따른 경기 둔화 조짐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어진 장기 봉쇄 조치는 중국 내 경제 활동과 벤처캐피탈의 투자에 심각한 제약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위기도 벤처캐피탈 산업 불황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2021년 발생한 '헝다(恒大) 사태' 등 부동산 버블 붕괴는 중국 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해 부동산뿐만 아니라 금융 시장 전반에 충격을 줬다.
일부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제 제재도 중국 벤처캐피탈 산업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 지역 내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국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 진입 대신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다른 신흥국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 전문가들은 중국이 기술 역량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벤처캐피탈 산업의 포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금융 시장의 투명성이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정책 전문가는 “투자자들은 불투명한 시장 환경이 투자 의사 결정에 장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