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고급스러워야 한다" 르노 신임 회장, 정의선 부회장과 '같은 고민'

수익성 격감 르노, 브랜드 고급화로 반전 모색
'브랜드 고급화 선배' 현대·기아차와 경쟁할듯

[더구루=김도담 기자] "더 고급스러워야 한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의 루카 드 메오 최고경영자(CEO)가 중저가 모델 중심의 르노를 고급화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브랜드 고급화에 '올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 같은 고민, 같은 목표를 내건 모양새다.

 

드 메오 CEO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르 포인트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르노 브랜드의 무게중심을 작고 싼 대중차에서 벗어나 더 고급 시장으로 옮겨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르노그룹은 지금껏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양적 팽창을 이루며 폭스바겐, 토요타와 함께 '톱3'를 형성해 왔다. 르노 계열로 르노삼성과 다치아, 라다, 알피느 등 브랜드를 운영하고 일본 닛산과 지분 교환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맺고 닛산, 인피니티 브랜드를 운영해 왔다.

 

곤 회장의 불명예 퇴진과 닛산의 수익성 악화, 코로나19 악재가 맞물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르노그룹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84억유로(약 26조원)로 전년보다 34.3% 줄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도 각각 20억유로와 73억유로에 이르렀다.

 

르노는 이에 올 7월 폭스바겐그룹 출신 드 메오 CEO를 영입하며 위기 극복을 꾀하고 나섰다. 드 메오 CEO는 폭스바겐 그룹 내에서 세아트, 피아트 등 브랜드를 이끌었었다.

 

드 메오의 기본 전략은 '고급화'다.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으로 수익성 회복을 꾀한다는 것이다. 드 메오 CEO는 △다치아 △알피네 등으로 분산된 르노그룹 브랜드 전략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카셰어링 같은 새로운 이동 수단에 대한 사업화 방안도 모색한다. 드 메오 CEO가 르노에 합류한 이후 경영 전략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르노의 이 같은 행보는 현대·기아차의 고급화 전략과 유사하다. 양적으론 글로벌 '톱5' 자동차 회사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브랜드 고급화 면에선 갈 길이 남은 두 자동차 회사가 고급차와 전기차 부문에서 격돌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주도 아래 지난 2015년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하고 세단부터 SUV에 이르는 라인업을 잇따라 선보여 왔다. 이에 힘입어 2·4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현대차의 평균 판매단가는 3340만원으로 지난 2018년 2800만원에 비해 540만원(19.3%) 올랐다. 특히 1대당 판매가격이 8000만원을 넘는 제네시스 G80과 GV80이 인기를 끌며 판매단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처음으로 연 10만대 판매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팰리세이드(사진) 등 SUV의 판매비중이 높아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론칭하고 오는 2024년까지 신차 3종을 차례로 선보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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