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게임시장 진출 회의론 고개…"장기투자 여력 불투명"

'영상 콘텐츠 경쟁 가열' 가입자 증가세 둔화…비용은 상승
넷플릭스는 구독자에 게임 서비스 무료 제공


[더구루=홍성일 기자] 글로벌 OTT 기업 넷플릭스가 게임 산업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게임 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넷플릭스의 재정적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투자자들 사이에서 넷플릭스가 게임 부문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자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넷플릭스 비즈니스 모델(BM)로 영상 부문에 이어 게임 부문에 대한 투자를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2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게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히고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면서 범위를 점차 확장하고, 구독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는 추가 비용을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넷플릭스 구독자라면 향후 출시될 모바일 게임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의 게임 부문 계획이 공개되자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 사이에는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게임 시장에 진출하면 향후 수년 간의 시간과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되면 넷플릭스가 이미 영상콘텐츠 확보에만 수십 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 부문 지출을 늘어나게 되고 지금의 BM으로는 사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해 영상 콘텐츠 제작에만 120억 달러(약 13조 82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디즈니, HBO 등과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70억 달러(약 19조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총 매출이 250억 달러(약 28조 8000억원)이었기 때문에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콘텐츠 제작에 투입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게임 부문에 정확히 얼마만큼의 비용을 투자하겠다는 세부계획을 밝힌 바 없지만 아마존과 구글의 예를 보면 연간 수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해야할 가능성도 큰 상태다. 아마존은 매년 게임 개발에만 5억 달러(약 580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구글의 경우 늘어나는 비용에 자체 스튜디오를 폐쇄하고 외부 개발사로부터 게임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외부 개발사로부터 게임 판권을 구매하는 것도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된다. 구글은 유비소프트에 어쌔신 크리드와 디비전 시리즈를 서비스 할 수 있는 조건으로 2000만 달러(약 226억 원)을 지불했다. 

 

문제는 게임 산업에 진출한다고 해서 당장의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넷플릭스의 매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것도 문제다.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매출 73억 4200만 달러(약 8조 4500억원), 영업이익 18억 4800만 달러(약 2조 130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 36%가 증가했다. 하지만 분기별 가입자 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는 43만명 가량이 이탈했으며 타 지역에서도 순증 유료 가입자 증가세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감소했다. 

 

결국 넷플릭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성장 기조를 이어왔지만 경쟁 심화 등의 이유로 저성장 기존에 접어들었고, 디즈니, HBO 등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하면서 영상 콘텐츠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하는 상황에서 게임 시장 투자 여력이 있겠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시장 진출은 넷플릭스가 시선을 지속적으로 끌기위한 노력 중 일부"라며 "게임이 넷플릭스의 성장을 견인할 유일한 수익원은 아닐 것이다. 스포츠 생중계, 광고 등 다른 요소들을 추가적으로 탐색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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