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MIC, 14나노 공정 수율 95% 달성?

2019년 하반기 생산 시작
업계 "14나노 판매 비중 10% 미만…95% 수율 어려워"

 

[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가 14nm(나노미터·100만분의 1㎜) 공정 수율을 95%까지 높였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높은 수율을 찍으며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14나노 제품의 판매 비율이 저조한 사실을 감안하면 높은 수율을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5일 시나파이낸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SMIC는 최근 14나노 공정 수율이 95%에 달했다.

 

핀펫은 평면이 아닌 3차원 형태로 트랜지스터를 구현한 공정 기술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여 모바일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제품 등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SMIC는 2019년 하반기부터 14나노 핀펫(Fin-Fet)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화웨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710A를 주문받아 해당 공정에서 제조했다. 화웨이를 비롯해 미국 퀄컴 등 고객사를 늘려가며 수율을 향상시켰다.

 

량멍쑹(梁孟松)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11월 "14나노 공정이 업계 양산 수준에 도달했다"며 "SMIC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MIC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생산량도 확대했다. 120억 달러(약 13조원)를 현지 정부로부터 조달하고 상하이 푸동에 두 번째 공장을 짓고 있다. 초기에 연구개발(R&D)을 수행하고 향후 14나노 이하 공정 기반 12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월 3만5000장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전체 칩 판매에서 14나노 비중이 10% 미만인 점을 고려할 때 95%의 수율을 달성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14·28나노 공정에서 제조한 반도체 비율도 작년 3분기 14.6%에서 같은 분기 5.0%로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에 이어 국방부에서 제재 대상에 SMIC를 포함시킨 여파다.

 

미국은 SMIC와 거래하려는 기업이 상무부의 별도 허가를 받도록 했다. SMIC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를 거의 미국에서 공급받고 있어 기술 개발에 차질이 생겼다. 미국 자본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어려워졌다. 결과적으로 작년 4분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년 전보다 16.9%, 14.4% 떨어졌다. 실적 악화와 미세 공정 사업의 고전 등의 상황에 비춰볼 때 증설과 별개로 SMIC의 수율이 95%까지 오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MIC의 미세 공정 진입은 향후에도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반도체 부족 현상을 완화하고자 SMIC의 장비 수입을 일부 풀어줬다. 다만 10나노 이하에 대해선 제재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MIC의 7나노 공정이 내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규제로 투자와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개발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SMIC는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5%를 기록해 5위를 차지했다. 트렌드포스는 미국발 제재로 올해 SMIC가 4% 점유율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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