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무 유도탄(CGR-080) 공급 계약을 따냈다. 유럽 미사일 생산 체계 구축의 '첫 성과'가 나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현지화·시장 진출 전략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9일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 호마르-K(폴란드형 천무 발사대) 운용을 위한 CGR-080 공급 계약 서명식이 열린다. 행사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및 국방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우리 정부 대표단과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파벨 베이다 국방부 차관 등이 참석한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120억 즈워티(약 4조81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생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이 공동으로 세운 신설 합작법인 '한화 WB 어드밴스드 시스템(Hanwha WB Advanced System)'에서 담당하며, 오는 2030년부터 폴란드군에 순차 인도된다.
이번 계약은 합작사가 폴란드에서 유도탄을 직접 생산해 납품하는 구조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사례다. 그동안 설계된 기술 이전 범위와 역할 분담이 서명 이후 생산·납품 과정에서 실제 기능으로 전환되면서, 폴란드는 호마르-K 전력 운용과 탄약 조달을 자국 체계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틀을 갖추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 납품에 이어 탄약 생산까지 연결되는 단계로 사업을 끌어올리며 유럽 사업에서 수행 영역을 넓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5에서 WB그룹과 합작사 설립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1%, WB그룹 자회사 WB 일렉트로닉스가 49%를 보유한다. 이어 지난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내 생산·공급 계약 이행을 위해 총 1조8170억원 규모 지급보증 제공을 의결했다. 보증기간은 2025년 12월 29일부터 2033년 11월 30일까지다. <본보 2025년 9월 3일 참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WB그룹과 미사일 생산 합작사 설립 최종 계약>
최근 에스토니아가 천무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유럽 내 수요 기반이 넓어지는 가운데 폴란드의 합작 생산 체계는 CGR-080 공급을 중심으로 역내 탄약 조달 및 지원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에스토니아 국방부와 천무 6대 및 사거리 80km·160km·290km 유도미사일 3종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약 4400억원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