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화학이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를 상대로 대규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LG화학의 배터리 특허를 관리하는 BMS Innovations(이하, BMS)를 통해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에 접수됐다. K-배터리핵심 기술 보호를 위한 강력한 법적 대응의 '서막'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9일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UPC 지역 분과(The Hague Local Division) 공식 결정문(Order)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3일(현지시간) 원고인 BMS와 중국 본사 및 유럽 내 9개 계열사 등 피고인 BYD 측의 합의를 받아들여 소송 절차를 가속화하도록 명령했다.
당초 중국 소재 BYD 법인들에 대한 서류 송달 문제로 절차가 지연될 우려가 있었으나, 법원은 모든 피고에 대한 송달일을 지난 2월 5일로 간주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BYD는 오는 3월 5일까지 본안 전 항변(PO), 오는 5월 5일까지는 방어 답변서(SoD)를 제출해야 한다. 본격적인 재판 궤도에 오른 셈이다.
소송 대상이 된 특허(EP3393001)는 '이차 전지 관리 장치'에 관한 기술이다. LG화학이 출원하여 등록한 후, 효율적인 권리 행사·라이선싱을 위해 미국 소재 특허 관리 전문 자회사(NPE) BMS에 양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을 튤립 이노베이션(Tulip Innovation) 특허 풀 활동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튤립 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 등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관련 특허 라이선스 협상과 소송을 대행하는 특허관리 전문기업이다. 현재 5000건 이상의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특허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다.
앞서 튤립 이노베이션은 라이선스 체결 요구에 불응한 중국 신왕다(Sunwoda)를 상대로 독일에서 세 차례 승소하며 판매 금지 및 폐기 명령을 이끌어냈다. 그럼에도 신왕다 측이 기술 무단 사용을 지속하자, 최근 한국 무역위원회(KTC)에 신왕다 및 그 고객사인 지리자동차까지 제소하며 전선을 한국으로 확전시켰다.
이 같은 강공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뿐만 아니라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야에서도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최근 LG화학은 중국 양극재 1위 기업 롱바이의 한국 자회사인 '재세능원'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배터리 완제품부터 소재 공급망 전반에 걸쳐 중국 기업들의 특허 무단 사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업계에서는 LG 측이 신왕다와 롱바이에 이어 BYD까지 정조준한 것을 두고, '특허 무임승차'에 대한 강력한 최종 경고로 보고 있다. 이미 △CosMX △BAK 배터리 등 다른 중국 기업들이 튤립 특허 풀에 합류한 상황에서, BYD와 롱바이 등 주요 중국 배터리·소재 기업들도 막대한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라이선스 계약 체결 압박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