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지 방산기업과의 협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잠수함 선체뿐 아니라 핵심 무장과 후속 군수지원까지 현지 산업 생태계로 묶는 방안을 제시,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으로 구성된 'K-원팀'의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마젤란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마젤란)에 따르면 TKMS와 마젤란은 캐나다 잠수함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팀잉(Teaming) 계약을 체결하고, 잠수함에 탑재될 중(重)어뢰 생산과 후속 운용·유지보수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제조·조립과 운용 이후 정비·지원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마련해 캐나다 내 산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계약의 주체는 TKMS지만, 무장 분야 실무는 TKMS 산하 해군 무장·전자체계 전문 자회사 ‘아틀라스 일렉트로닉(ATLAS ELEKTRONIK)’이 맡는다. TKMS가 잠수함 선체·플랫폼을 담당하고, 아틀라스 일렉트로닉이 어뢰·소나·수중 전투체계 등 무장을 전담하는 구조다. CPSP 패키지에서 무장 분야의 현지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팀잉 계약은 특정 대형 방산 사업 수주를 전제로 입찰 이전 단계부터 역할 분담과 협력 구조를 사전에 합의하는 협력 방식이다. 수주가 성사될 경우 생산·정비·공급망 협력이 본계약으로 이어진다.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현지 산업 참여와 고용 창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중어뢰는 잠수함이 실전에서 사용하는 주력 공격 무기로, 수중에서 자력 추진과 유도 기능을 통해 적 잠수함과 수상함을 타격하는 핵심 무장 체계다. 잠수함 도입 사업은 선체 공급뿐 아니라 전투체계·무장·후속 군수지원까지 포함하는 패키지 경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어뢰 생산과 유지·보수의 현지화는 잠수함 전력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TKMS와 마젤란은 앞서 오는 2029년 시장 도입이 예상되는 대(對)어뢰 어뢰(Anti-Torpedo Torpedo) 개발에서도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TKMS는 해당 기술의 최종 조립 시설을 캐나다 록우드(Rockwood) 공장에 구축하기 위한 설계 엔지니어링 단계 계약도 확보한 상태다.
이번 협력에는 CPSP 외에 TKMS의 국제 고객 및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활용한 마젤란의 추가 수출 기회 모색도 포함됐다. 프로그램별 요구 사항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복합 가공, 설계, 개발, 제조 및 조립 분야에서 마젤란의 경험이 쓰인다.
CPSP는 약 60조원 규모의 초대형 방산 사업으로, 한국 측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으로 참여해 TKMS와 경쟁하고 있다. TKMS가 무장·정비 분야 현지화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국내 조선업계 역시 플랫폼 경쟁력 외에 캐나다 산업 참여 구조와 후속 군수지원 패키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수주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클 오제고브스키 아틀라스 일렉트로닉 부사장은 "TKMS와 마젤란은 2029년 도입이 예상되는 대어뢰 어뢰의 두 개 구간을 성공적으로 공동 개발해 왔다"며 "캐나다와 방산 산업 전반에 전략적 공급업체인 마젤란과의 협력과 공조를 더욱 강화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헤이든 마틴 마젤란 부사장은 "TKMS와의 기존 협력을 바탕으로 캐나다 순찰 잠수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확대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파트너십은 캐나다의 국가 안보 목표를 뒷받침하는 신뢰성과 혁신성을 갖춘 수중 전력 역량 구축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