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실적이 엇갈렸다. KB국민은행이 순이익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며 리딩뱅크 지위를 되찾은 가운데 우리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7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조2518억원에서 3조862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출자산 평균잔액 증가와 조달비용 절감으로 이자이익을 방어한데다, 방카슈랑스·펀드·신탁 등 수수료 실적이 개선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3097억원으로 전년보다 5% 증가했다. 순이익은 3조7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다.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개선되며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비용 부담이 실적 증가 폭을 제한했다. 신한은행은 2024년 연간 기준 순이익 1위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선두를 유지했지만, 연간 실적에서는 국민은행에 밀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5조9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4조5469억원보다 10.2%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전년 3조3564억원보다 11.7% 증가한 3조7475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이자이익 확대와 외환·자산관리 등 강점 사업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3조53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3.1%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2조60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감소했다. 이자이익 등 영업 실적은 유지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당금 전입액이 늘면서 연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올해도 실적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 속에 대출 자산 성장 속도는 지난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채 금리 변동성과 원화 약세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며 자금 조달 여건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과 올 연초 은행채 금리 상승과 원화 약세가 겹치면서 은행들이 생산적 금융을 뒷받침할 자금 조달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은행권 전반에서 올해는 대손비용보다는 이자이익, 즉 NIM 상승이 이익 증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