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로템이 베트남 대표 민간기업 타코(THACO)와 철도 분야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도시철도·고속철도용 철도차량(Rolling Stock) 관련 기술 협력 의지를 공식화하고, 베트남의 폭증하는 교통 인프라 수요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향후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운영·유지보수 전반의 기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차원이다. 또한 100조원 규모 북남고속철도 프로젝트 참여를 향한 전략적 발판 마련으로 평가된다.
8일 타코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4일 서울에서 '철도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협약을 통해 철도 산업의 미래 발전을 위한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대로템의 철도 기술 노하우 공유 및 차량–신호–E&M(전기·기계) 시스템 통합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연구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타코는 궁극적으로 생산·운영·유지보수까지 포함한 철도차량 전 주기 기술 역량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양사 경영진은 협약 체결과 맞물려 한국 신분당선 및 DX Line 차량기지를 방문해 완전 자동운전(GoA4) 시스템과 현대로템 유지보수 솔루션을 함께 점검했다.
타코는 협력의 실체화를 위해 호치민시 빈꺼 지역 786ha 규모의 기계·부품 산업단지 내에 철도 산업 콤플렉스 구축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이 단지에는 △철도차량 생산시설 △폐쇄형 시험선(테스트 트랙) △대형 정비센터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지난 9월 열린 고위급 회담의 연장선이다. 당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사장)는 호 득 퍽 베트남 부총리·쩐 바 즈엉 타코그룹 회장과 하노이에서 회담을 갖고, △철도 차량 제조 기술 이전 △에너지 절감형 운영 △인력 양성 △베트남 내 생산 현지화 △유지 보수 서비스 등 구체적 협력안을 제시했다. 그는 회담에서 "베트남 고속철 시스템 구축에 직접 참여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현지화 협력은 곧 베트남 정부가 국가 핵심 인프라로 추진 중인 '북남고속철도(하노이–호치민 1541km)' 사업과 직결된다.
총 사업비 약 100조원 수준의 북남고속철도 사업은 오는 2027년 착공·2035년 완공이 목표다. 한국은 국토교통부 주도로 '팀 코리아'(코레일·국가철도공단·현대로템·건설사 등) 형태로 수주전에 참여 중이다. 일본·프랑스·중국 기업도 경쟁을 예고했다. 여기에 타코그룹과 일부 베트남 민간기업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며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