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한세실업이 고단가 주문 비중을 빠르게 늘리며 글로벌 공급망 체질 개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베트남과 과테말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생산 구조가 안정화되면서 고수익 중심 사업 모델 전환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23일 한세실업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고단가 신규 오더 증가를 기반으로 연간 매출 1조9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9423억원으로 전년보다 9.6% 성장했으며, 하반기에도 9577억원 안팎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내지 않았지만, 관세 영향으로 단기 수익성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한세실업의 체질 개선 핵심은 아시아(베트남)와 중남미(과테말라)를 잇는 글로벌 투트랙 생산체제다. 원사·원단·봉제를 한 공정 안에서 처리하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국가 리스크를 분산하고 원가 효율을 높였다. 특히 과테말라 공장은 미·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관세 절감 폭이 커 북미 바이어 오더를 빠르게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친환경 라인 확대도 고단가 오더 확보 기반으로 꼽힌다. 최근 북미·유럽 고객사들은 폐기물 관리, 재생원료 사용 등 ESG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세실업은 폐기물 재활용, 리사이클 원단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주요 고객사의 오딧(Audit)을 안정적으로 통과하고 있다. ESG 충족 제품은 단가와 고객사의 충성도가 높은 만큼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사업 카테고리 확장도 눈에 띈다. 한세실업은 미국 원단업체 텍솔리니(Texollini)를 인수하며 액티브웨어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아틀레타(Athleta) 등 고성장 브랜드와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단순 의류 생산을 넘어 신제품 디자인·원단 개발·완제품 생산까지 제공하는 종합 패션 솔루션 기업으로 포지셔닝 중이다.
베트남 C&T·과테말라 C&T 등 원단 제조 자회사도 수직계열화 핵심축을 맡고 있다. 베트남 공장은 코튼 블렌드 외에 모달·레이온 등 재생섬유 기반 원단 생산에 강점을 보유하고, 염색·나염 등 고부가 공정까지 내재화했다. 과테말라 C&T는 니어쇼어링 수요를 기반으로 북미향 신규 오더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친환경·액티브웨어 확장 전략이 맞물리며 고단가 오더 비중이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수직계열화 기반 고부가 생산 모델은 경기 변동에도 비교적 견조하다는 평가다.
한세실업은 앞으로도 아시아·중남미 양대 생산 기지 경쟁력을 강화하고, ESG 요구 수준이 높은 북미·유럽 중심 고객사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