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영국 리버풀 머지 강 조력 발전댐 사업이 난관에 부딪혔다. 지역 해운 업계는 물론 환경단체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11일 리버풀 지역 매체 등에 따르면, 리버풀 지역 주요 해운 기업 9곳은 최근 스티브 로더럼 리버풀 시장에게 머지 강 조력 발전댐 사업을 우려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9개 기업은 "머지 강 조력 발전댐 사업을 원칙적으로 지지하지만, 강 상선 운항에는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약 1만5000척의 선박이 머지 강 하구를 오가는 만큼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 기업은 “운항 차질로 지연이 발생할 경우 막대한 비용 손실이 예상된다”며 “특히 리버풀 특별 경제 구역인 LCR 자유항(LCR Freeport)에 대한 신규 투자 유인이 크게 저해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조류 보호 단체인 영국왕립조류보호협회(RSPB)도 비판에 가세했다. 영국왕립조류보호협회는 협회 웹사이트를 통해 “머지 강 조력 발전댐 사업이 야생동물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머지 강 하구는 큰청둥오리, 갯지빠귀, 검은꼬리도요 등의 서식지로 지정돼 있다”며 “댐 건설 계획은 환경 파괴적인 개발 사업일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을 특별하게 만드는 생물종과 서식지에 막대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머지 강 조력 발전댐 사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리버풀시도 진화에 나섰다.
리버풀 시 당국은 “조력 발전댐이 머지 강 하구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매우 잘 인지하고 있으며, 그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요인으로부터 잠재적 미래 위협을 파악하기 위해 상당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공식 계획 절차의 일환으로 감독 기관에 27개 후보 지역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 환경 영향 평가(EIA)를 수행할 계획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시 당국은 “현재 개발승인명령(DCO) 절차의 일환으로 최종 EIA 제출을 앞두고 예비환경정보(PEI) 단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여기에는 간조 시간대 조류와 어류, 해양 포유류 및 서식지에 대한 조사 작업이 포함되며 추가 조사도 계획돼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사업은 리버풀에서 위럴까지 이어지는 머지 강에 조력 발전 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완공시 최대 10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 위험 대비 용도로도 쓰일 전망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5일 리버풀시와 이번 사업 개발에 관한 MOA(합의각서)를 체결하며 투자 가능성을 저울질 하고 있다.<본보 2025년 11월 6일 참고 수자원공사, 英 리버풀 댐 사업 투자 저울질…대우건설 수혜 예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