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초대형 금융지구 '킹 압둘라 금융지구(KAFD)'의 스마트시티 구축 파트너로 선정됐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핵심 프로젝트에 본격 참여하며, 사우디 내 스마트 인프라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3일 KAFD 운영사인 'KAFD DMC(King Abdullah Financial District Development and Management Company)'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우디아라비아법인과 KAFD DMC는 전날 리야드 KAFD의 스마트시티 인프라 개발 및 통합 기술 구현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KAFD 내 디지털 경험 향상과 지능형 도시 운영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양측은 △출입통제 △디지털 사이니지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등 도시 기반 인프라 전반에 스마트 솔루션을 적용하는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한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자산 관리와 도시 효율성을 높이는 통합형 스마트시티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KAFD 내에 삼성 브랜드 체험관인 삼성익스피리언스센터(Samsung Experience Center) 설립도 추진, 거주민과 방문객에게 맞춤형 디지털 서비스와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다.
KAFD는 리야드 북부 약 1.6km²부지에 건설 중인 대규모 금융·비즈니스 복합지구다. 총 78억 달러가 투입되는 사우디의 핵심 메가 프로젝트다. 리야드를 중동 금융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조성되고 있다. 사우디 자본시장청(CMA), 증권거래소 타다울(Tadawul) 본사를 비롯해 주요 은행과 금융기관, 금융아카데미 등이 입주한다. 사우디 정부는 이곳을 '특별 상업지구(Special Business Zone)'로 지정해 기업에 세제·비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국부펀드(PIF)와 사우디내셔널뱅크(SNB) 등 주요 기관이 입주한 상태다.
KAFD DMC와의 파트너십은 삼성전자가 사우디 스마트시티 시장 진입을 위해 수년간 이어온 협력 전략의 결실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 미스크재단(Misk Foundation), 알 바와니(Al-Bawani) 등 사우디 주요 국책·민간 기관과의 연속적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스마트시티-디지털 인프라-청년 혁신 생태계’ 전 영역으로 사업 기반을 확장해왔다.
삼성전자는 작년 2024년 SDAIA와 디지털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 정책에 동참했다. SDAIA는 사우디의 국가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는 왕세자 직속 기관으로, 삼성전자는 자사 갤럭시 기기를 통해 사우디 국민 애플리케이션인 '타와칼나(Tawakkalna)'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본보 2024년 3월 8일 참고 [단독] 삼성전자, '빈 살만 직속' SDAIA와 사우디 '디지털 전환' 주도>
같은 해 11월에는 미스크재단과 손잡고 '미스크시티(Misk City)' 프로젝트 협약을 맺었다. 리야드 인근에 건설되는 이 스마트시티는 교육·문화 허브를 지향하는 신도시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반 도시 기술과 청년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 중이다. <본보 2024년 11월 19일 참고 삼성전자,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미스크시티' 스마트시티 구축 프로젝트 참여>
올 6월에는 사우디 최대 건설사 '알 바와니(Al-Bawani)'와 스마트 인프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알 바와니는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네옴시티(NEOM)와 홍해 개발 사업을 포함한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의 시공사로,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현지 대형 개발사업에 디지털 솔루션을 공급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본보 2025년 6월 19일 참고 [단독] LG 이어 삼성, 사우디 대형 건설사 '알바와니' 전략적 파트너십…네옴시티 참여 전망>
술탄 알샤흐라니 KAFD DMC 최고운영책임자(CCO)는 "삼성과의 파트너십은 경험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열 것"이라며 "이는 사우디 비전 2030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현동 삼성전자 사우디법인 법인장(상무)는 "KAFD와의 이번 협력은 사우디를 글로벌 혁신 허브로 도약시키려는 비전을 지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삼성의 스마트 솔루션과 기술을 결합해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왕국 전역에서 향상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함께할 수 있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