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자동차 시장, 전기차 대신 떠오르는 이것

에탄올 자동차 산업 육성 적극 검토
열악한 전기차 인프라·낮은 소득 고려
탄소 배출량 절감 효과 극대화도 기대

 

[더구루=윤진웅 기자] 브라질 정부가 전기차 대체 방안으로 '에탄올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 육성을 검토하고 있다. 열악한 전기차 인프라와 낮은 소득수준 등을 고려할 때 에탄올차가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세계적인 수준의 에탄올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탄소 배출량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30일 코트라와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자동차협회(Anfavea)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브라질 자동차 산업 탄소배출 절감 방향' 연구를 통해 △점진적인 전기차 도입 △전면적인 전기차 도입 △바이오연료 주도 자동차산업 육성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바이오연료 주도 자동차 산업 육성했을 때 탄소배출량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8300만 톤의 탄소배출량 감소 효과를 낼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2035년 기준 점진적인 전기자동차 도입' 때보다 15%, '전면적인 전기자동차 도입' 때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는 에탄올차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탄소배출량 절감 효과는 물론 열악한 전기차 인프라와 낮은 소득수준 등을 고려할 때 '에탄올 하이브리드', '에탄올 연료전지 전기차'가 순수 전기차를 대체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에탄올 연료전지 전기차는 전력을 따로 공급하지 않더라도 운행하면서 자동으로 충전된다. 통상 주행거리가 전통적인 차량에 비해 2배 이상 길다.

 

세계적인 수준의 에탄올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에탄올차 산업 육성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1970년대 중반 1차 오일쇼크 이후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에탄올 육성정책을 적극 추진한 덕에 에탄올차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1975년 '프로알쿨 프로그램(Program Proalcool)’을 도입, △에탄올 생산 지원금 △전국 에탄올 원료 배급망 구축 △에탄올을 원료 자동차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등을 법제화했다. 이는 2003년 플렉스 모터 개발로 이어졌다.

 

실제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대부분이 플렉스 모터를 통해 가솔린과 에탄올을 동시에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에탄올차 산업 육성이 본격화될 경우 내연기관 차량 관련 회사들이 일감을 잃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현지 에탄올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브라질 광물자원부(MME)는 'RenovaBio'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연료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인 CBIO은 브라질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에탄올 생산이 늘어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바이오연료 회사들은 연료유통 회사들에게 CBIO를 판매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다. CBIO는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다.

 

옥수수 에탄올 생산량은 지난 2015년 1억4100만 리터에서 지난해 34억7000만 리터로 급증했다. 올해 옥수수 에탄올 생산량은 46억 리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렉스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이 계속된다는 점도 호재로 봤다. 토요타, 닛산, 폭스바겐 등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에탄올을 연료로 활용하는 플렉스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을 지속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불안으로 리튬, 니켈 등 원자재 확보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향후 20~30년간은 전기차 가격이 고가로 유지될 수 있다"며 "플렉스 하이브리드 차량, 에탄올 연료전지 자동차가 이 틈을 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은 에탄올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고 아직 경작지로 활용되는 국토가 7~8%에 불과하다"며 "얼마든지 사탕수수나 옥수수 재배를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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