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계약' 리튬 기업, 스페인서 반대 부딪혀…개발 '올스톱'

LG엔솔, 호주 '인피니티 리튬'과 구속력 없는 MOU
산호세 리튬 프로젝트…환경보호 문제로 허가 철회
인피니티, 항소 제기…채굴 재개 일정 등 불투명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맺은 호주 '인피니티 리튬(이하 인피니티)'의 채굴 프로젝트가 스페인 정부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LG에너지솔루션의 중장기 리튬 조달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티가 스페인 서부 에스트레마두라주의 주도인 카세레스 소재 광산을 개발하는 '산호세 리튬 프로젝트'는 지난 4월부터 올스톱 상태다. 현지 시민단체가 환경 보호를 이유로 개발 반대를 주장, 당국이 이를 받아들여 인피니티에 내준 승인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인피니티는 지난 2016년 스페인 광물회사 발로리자 미네리아와 합작사 '테크놀로지아 에스트라메냐 델 리또(Tecnología Extremeña Del Lito)'를 세우고 산호세 리튬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2억8000만 유로(약 3810억원)를 투자한 인피니티가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산호세 리튬 프로젝트는 약 30년 동안 52만5000t의 리튬을 생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는 전기차 100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다. 개발중인 광산에는 호주광산매장량평가규정(JORC) 기준 유럽연합(EU)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리튬이 매장돼 있다. 채굴 작업에만 19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피니티는 지난 2016년 10월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개발 허가를 따냈다. 카세레스 연구 허가 위원회는 2018년 11월 프로젝트 범위 조사를 마치고 이듬해 8월 사전 타당성 조사까지 완료했다. 인피니티는 당국의 승인을 토대로 채굴 작업에 착수했지만 잡음이 계속됐다. 환경단체 '살베모스 라 몬타냐'가 지속적으로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 시위가 몇 년간 이어지자 카세레스시 시의회도 단체와 뜻을 함께 했다. 결국 지난 4월 위원회가 입장을 번복해 허가를 철회했다. 인피니티는 다음달인 5월 위원회를 상대로 행정 항소를 제기했다. 

 

리튬 광산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된 가운데 인피니티는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수산화리튬 공급을 위한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실상 손발이 묶인 가운데 프로젝트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년 내 인피니티가 생산하는 리튬의 우선 확보권을 가지는 장기구매계약(오프테이크)을 맺기로 합의했다. 장기구매계약이 체결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5년 동안 연간 1만t의 수산화리튬을 수급한다. 공급 물량은 추후 늘어날 수 있다. <본보 2021년 6월 29일 참고 LG에너지솔루션, 호주 리튬업체와 공급계약 MOU> 다만 인피니티가 제기한 항소 결과는 물론 전체 프로젝트 재개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향후 리튬 조달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수산화리튬은 배터리 제조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의 필수 소재다. 배터리 용량을 높이는 니켈과 합성이 쉬워 주로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사용된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면서 수산화리튬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일찍부터 수산화리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칠레 리튬 생산회사 SQM과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 5만5000t을 공급받는다. 2018년에는 중국 간펑리튬 지분 1.2%를 매입, 작년부터 톈치리튬 자회사인 호주 톈치리튬퀴나나(TLK)로부터 수산화리튬을 수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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