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가 LG그룹 계열분리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LG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LG의 계열분리와 관련해 "설득력이 없다"며 오는 26일 열리는 ㈜LG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이번 계열분리 계획은 사업적 정당성이 부족하고 자산 관리와 순자산가치(NAV) 대비 저평가 등 가장 시급한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글래스루이스도 "이번 거래는 가족간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었다.
LG그룹은 지난해 11월 말 이사회를 열고 LG상사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 등 5개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26일 주총에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기존 지주사인 LG와 신규 지주사가 올해 5월부터 독립경영에 들어간 뒤 곧바로 계열분리를 추진한다. 신설 지주사는 구광모 LG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이 이끌게 된다.
미국 헤지펀드의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ISS와 글래스루이스 이번 결정은 LG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지분 16%를 보유한 구광모 회장을 포함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46%로 안건 통과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주주가치 개선 방안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앞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는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지주사를 설립하기 위해서 분할 회사의 이익을 주주에게 직접 분배하라고 요구했다. 화이트박스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지니먼트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펀드로 지난 3년간 LG의 지분 약 1%를 보유해왔다. <본보 2021년 2월 25일자 참고 :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내달 주총서 LG 계열분리 반대표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