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美 반덤핑 조사 예비판정 앞두고 가격 '셀프 조정'

12월부터 美 트럭 타이어 가격 최대 5% 인상

 

[더구루=김도담 기자] 한국타이어가 12월부터 미국 트럭 타이어 가격을 최대 5% 인상한다. 미국 당국의 반덤핑 조사 예비판정을 앞두고 현지 판매가격을 사전에 조정한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미국 법인은 12월부터 현지 상용 트럭 타이어 가격을 최대 5% 인상키로 했다.

 

명목상 이유는 물류비용 상승을 포함한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가격 조정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론 미국 당국의 반덤핑 조사 예비판정을 앞둔 대응 차원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타이어가 스스로 가격을 올리면 현지 당국의 반덤핑 예비판정에 앞서 한국산 타이어의 가격이 너무 낮다는 미국 타이어 업계의 우려를 일부나마 불식할 수 있다.

 

전미철강노동조합(USW) 등 현지 타이어업계는 앞선 올 5월 우리나라와 타이완, 태국, 베트남의 승용차 및 소형 트럭 타이어가 자국 정부 지원 아래 공정가격보다 낮은 덤핑 가격에 들어와 자국 산업에 해를 끼친다며 미국 상무부의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이들은 한국산의 경우 덤핑 마진이 43~195%에 이른다며 이에 상응하는 반덤핑 관세 부과를 매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상무부는 업계의 제소에 이와 관련한 조사에 나섰고 내달께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 및 (부과를 결정했을 때의) 관세율을 일차적으로 결정하는 예비판정을 할 예정이다. <본보 2020년 11월 5일 참고 美, 한국산 타이어 '반덤핑 조사' 예비결과 내달 발표…관세율이 관건>

 

미국 당국이 한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면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에서 이제 막 벗어나려 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올 3분기에 유럽·미국 교체용 타이어(RE) 판매 증가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1조8866억원)은 2.8% 늘고 영업이익(2247억원) 역시 24.6%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42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 추세라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상반기 부진을 하반기 이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한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 부과가 결정된다면 한국타이어의 현지 매출은 큰 폭 감소 가능성이 있다. 한국타이어는 전체 매출의 4분의 1이 넘는 약 28%를 북미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미국 현지 수요의 60~70%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지만 나머지 30~40%는 국내 공장에서 수출하는 만큼 반덤핑 관세 부과 땐 타격이 불가피하다. 증권사들은 미국 당국이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40~200% 수준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현실화한다면 한국타이어의 경우 7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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