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이 원자재 채굴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원유가 원자재 채굴 장비 등에 폭 넓게 쓰이는 만큼, 유가 상승이 전체적인 채굴 비용에 압박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 투자기관 ‘BMO 캐피털 마켓’은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장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재 채굴 비용은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증가세를 보였다. 유가가 10% 오를 경우 채굴 비용은 철광석이 10%, 구리가 3.5%, 금이 2%의 상승률을 보였다.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 경우 철광석 채굴 비용은 20%, 구리는 16%, 금은 9% 가량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BMO 캐피털 마켓은 “구리 광산 운영 비용에서 디젤 연료가 차지하는 직접적인 비중은 약 5%로, 20년 전의 8%에 비해 낮아졌다”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은 결국 전기료, 소모품, 인건비, 장비 비용으로 이어져 전체적인 비용 압박을 증폭시킨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도 편차를 보였다. 아프리카와 미주 지역 광산들은 유럽이나 아시아에 비해 글로벌 유가 변화에 덜 민감한 모습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지 연료 공급망과 전력원에 대한 접근성 덕분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기업들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전동화와 자체 발전 설비에 투자하면서 원유 의존도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중동과 관련된 다른 공급망 리스크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게 BMO 캐피털 마켓의 진단이다. 대표적으로 유황 가격 상승은 황산을 다량 사용하는 구리 용매 추출과 전해 채취 공정에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BMO 캐피털 마켓은 “이러한 결과는 에너지 충격이 원자재 시장을 어떻게 재편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어떤 자산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구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비용 증가 우려를 나타냈다. IEA는 “수십 개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4억 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번 전쟁은 여전히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중단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별 광산의 경우 에너지 헤징 프로그램과 전력 계약 조건, 또는 현지 수급 상황에 따라 유가 상승이 실제 운영 비용으로 전이되는 속도나 강도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