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이란 전쟁 종전 시점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빠른 종결'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장기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14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CBS 인터뷰에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전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예상보다 4~5주 빠르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다음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이란과 전쟁은 내가 끝내고 싶을 때 언제든 끝날 것"이라며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장기전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성명에서 "이란 정권의 뼈를 부러뜨렸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란 국민이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질 수 있도록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공동 행동은 용감한 이란 국민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도 다음날 열린 상황 점검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작전은 모든 목표를 완수하고 승리를 거둘 때까지 필요한 만큼 시간 제한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전쟁을 둘러싼 두 나라의 입장 차이는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저장고 대규모 타격을 놓고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스라엘이 테헤란 석유 저장시설 약 30곳을 동시 타격하자 미국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악시오스는 "이 공습이 있은 뒤 미국은 이스라엘에 '도대체 무슨 짓이냐(WTF, What the f***)'는 불만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과 민간 기반시설 피해가 이란 내부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입장 차이는 양국의 근본적인 이해 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를 배후에서 지원한 이란 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원한다.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미사일 등 군사 위협의 제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전후 이란의 석유 산업 통제권 확보에도 큰 무게를 두고 있다.
두 나라 내 여론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퀴니피악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53%가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44%는 "미국이 지나치게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예루살렘에 본부를 둔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의 조사에서는 이스라엘 내 유대인 93%가 이번 공격을 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