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동 중심으로 비료 공급망을 재편했던 인도가 최근 중동 정세 불안이라는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를 마주하며 공급선 2차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의 연간 비료 소비 규모는 6000만톤을 상회하며, 특히 쌀과 밀 생산량에 직결되는 요소(질소) 비료가 전체 수요의 55% 이상을 차지해 국가 식량 안보의 핵심 요소로 관리되고 있다.
그간 인도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비료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2021년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심각한 공급망 충격을 겪은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인도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왔다.
인도 싱크탱크 ‘글로벌 무역연구 이니셔티브(GTRI)’는 "지난해 인도가 중동 등 서아시아에서 수입한 비료 규모가 37억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해 인도의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전쟁 전 인도 요소 수입의 20~30%, 인산이암모늄(DAP) 수입의 30%를 담당하던 중동 지역의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또한 질소 비료의 핵심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5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가격 및 운송비 상승에 따른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인도 정부는 공급망 2차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아파르나 샤르마 비료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모로코,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으로 공급선을 확대하는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수기인 4월과 5월을 재고 확보의 골든타임으로 활용해 글로벌 입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도의 이같은 조달 전략 변화가 한국 등 글로벌 비료 시장에도 간접적인 리스크를 전이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와 같은 거대 수요국이 특정 시기에 공격적으로 비료를 확보하거나 공급처를 대거 변경할 경우, 국제 가격의 변동성을 증폭시켜 타국의 수급 안정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