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의 방사능 피폭 연구 권위자를 초청해 임직원 대상 교육을 실시했다. 최근 반도체 사업장에서 반복되는 방사선 노출 사고를 계기로 내부의 안전 의식을 높이고 관리 체계를 보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7일 일본 국립 히로사키대학교에 따르면 히로사키대 피폭의료종합연구소의 토코나시 신지(床次眞司) 교수는 지난 20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부품연구동(DSR)에서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약 130명이 참석했다.
히로사키대는 일본 내에서도 방사선·피폭 의학, 환경 방사선 영향 연구로 특화된 국립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며 피폭 의료와 방사선 안전 분야 연구를 지속해온 기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토코나시 교수는 방사선 노출과 건강 영향, 피폭량 평가 등에서 연구 경험이 풍부해 일본 내 관련 교육·자문 활동에도 참여하는 전문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에서 방사선 기반 장비를 다수 운용하고 있어 직원들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이번 강연도 이러한 공정 특성과 위험 요소를 고려해 현장 인력의 이해도를 높이고 안전 대응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5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근로자 2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한 점도 이번 교육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고 이틀 뒤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즉각 장비 사용 정지를 명령했으나, 고용노동부는 사고 발생 약 3개월이 지나서야 재해 조사를 벌여 늑장 대응 논란이 일었다. 고용부는 사고 유형을 질병으로 볼 것인지, 부상으로 처리할 것인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는 입장이다. 사고 이후 방사선 관련 안전관리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