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한 GDDR7 D램을 선보인다. SK하이닉스는 압도적 속도와 전력효율을 갖춘 제품을 통해 글로벌 고성능 그래픽·AI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 삼성전자와의 속도 경쟁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국제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년 2월15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2026'에서 GDDR7 D램을 주제로 발표한다. 48Gbps 전송 속도를 내는 24기가비트(Gb·3GB) 용량의 GDDR7 D램을 시연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할 48 Gbps GDDR7 D램은 기존 28 Gbps 제품 대비 속도를 70% 이상 향상시켰다. 단일 칩 기준 채널당 최대 약 초당 192기가바이트(GB)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는 2개의 데이터 채널을 동시에 활용하고 신호 경로를 최적화하는 한편, 메모리 안정성을 높이는 RAS(Row Address Strobe) 기능을 적용해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ISSCC 2026에서 GDDR7 관련 기술을 발표하는 주요 기업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48Gbps 속도의 신제품으로 GDDR7 D램 분야 기술 우위를 보여주고 글로벌 D램 경쟁자들을 따돌리려는 전략적 의도를 드러내는 행보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공개한 48 Gbps GDDR7은 기술적 상징성과 함께 향후 제품 경쟁력 확보의 전초전으로 주목된다. 대외적으로 공개된 삼성전자의 24Gb급 GDDR7 D램 중 가장 빠른 제품은 작년 ISSCC에서 선보인 42.5Gbps다. 현재 24 Gb GDDR7 메모리를 28 Gbps 속도로 양산 중이며, 32 Gbps와 36Gbps 제품은 샘플링 단계에 돌입했다. <본보 2025년 11월 26일 참고 삼성전자, 32·36Gbps 고속 메모리 샘플링 돌입…차세대 GPU 대응 폭 확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작년 ISSCC에서 GDDR7 D램 속도를 놓고 맞붙은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핀당 35.4Gbps 속도의 16GB 제품을, 삼성전자는 기존 32Gbps 제품을 개선한 37Gbps 제품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본보 2024년 1월 30일 참고 [단독] SK하이닉스 '최초 공개' GDDR7 D램…양산 두고 삼성전자와 '속도 경쟁'>
한편 삼성전자는 ISSCC에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6세대 HBM)'를 공개한다. 36GB 용량에 12-Hi 스택 구조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12-Hi는 12개의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공간 효율을 높이고 전송 속도를 극대화한 설계 방식이다. 이를 통해 최대 초당 3.3테라바이트(TB)의 대역폭을 구현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AI 가속기와 같은 고성능 연산 시스템에 최적화돼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