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최근 대규모 해킹·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대중의 신뢰가 흔들렸던 KT가, 역설적이게도 글로벌 통신 업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월드 커뮤니케이션 어워즈(World Communication Awards 2025, 이하 WCA 2025) 사이버 보안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KT가 겪었던 보안 문제와 별개로, 인공지능(AI) 기반 디도스(DDoS) 방어 솔루션 'KT AIDE(AI-based DDoS Everguard)'의 기술적 혁신과 우수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이번 선정을 두고 '아이러니한 영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6일 WCA 주관사 토탈 텔레콤(TOTAL TELECOM)에 따르면 KT는 사이버 보안 부문에서 △브리지 얼라이언스(Bridge Alliance, 싱가포르) 및 에어리스 커뮤니케이션스(Aeris Communications, 미국) △에릭슨(Ericsson, 스웨덴) △지오 플랫폼스 리미티드(Jio Platforms Limited, 인도) △싱텔(Singtel, 싱가포르) △스파클(Sparkle, 이탈리아)과 함께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KT가 출품한 솔루션은 'KT AIDE'로, AI를 기반으로 DDoS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기술을 담고 있다. 이 솔루션은 통신망 방어의 최전선 기술로 인정받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게 됐다. WCA 2025의 최종 수상자는 다음달 9일 런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WCA는 통신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사이버 보안 부문은 △첨단 보안 전략 배포 △위협 인텔리전스 활용 △혁신적인 관리형 보안 서비스 제공 등 통신 네트워크 보호에 기여한 조직에 수여된다. KT의 AIDE 솔루션은 AI를 활용해 진화하는 디지털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혁신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내부 시스템 관리에서는 논란이 있었지만, 외부 네트워크 방어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최종 후보 선정에도 불구하고, KT가 직면한 내부 보안 강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WCA 후보 선정은 특정 기술 솔루션의 우수성을 인정한 것이지, 기업 전반의 보안 관리나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의 완벽함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KT는 지난 2023년에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WCA 2023’에서 '올해의 통신사'와 '미래'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KT는 탄탄한 네트워크 기술력과 디지털 서비스 발굴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의 통신사로 선정됐다. 또한 5G 상공망 커버리지를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특화 안테나 개발과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기술 특허 출원 등으로 미래 부문에서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