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파도에 닻 올린 소부장] 지멘스EDA "韓, HBM 혁신 중심…AI 기반 툴 확대"

2025.11.23 08:00:57

링컨 리(Lincoln Lee) 지멘스EDA 담당 인터뷰소
"AI, 반도체 설계·검증 재정의…솔리도 인수 후 AI 기반 툴 본격 출시"
"미중 분쟁 리스크 해결 최선…韓 반도체 산업 성장 잠재력 높아"

 

인공지능(AI)의 거센 물결이 반도체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의 기술력을 내세우며 글로벌 AI 시장에서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고객사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만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현장에서 기업들이 내놓은 생존 해법을 엿봤다. -편집자주

 

[더구루=타이베이(대만) 오소영 기자] "한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혁신의 최전선에 있다. 지멘스EDA는 삼성, SK하이닉스와 강력한 파트너십으 맺고 있으며 설계 주기를 단축하고 처음부터 완성도 높은 칩을 구현하도록 돕고 있다"


링컨 리(Lincoln Lee) 지멘스EDA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담당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삼성과의 협력을 사례로 들었다. 지멘스EDA는 삼성 파운드리의 '멀티-다이 통합(MDI·칩 여러 개를 통합하는 패키징 기술)' 공정에서 'HDAP(High Density Advanced Packaging)' 툴을 검증했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MDI 공정 설계와 검증에 HDAP를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고객사들의 설계 시간 단축을 지원한다. 또한 반도체의 성능 저하의 원인인 패러시틱스(parasitics)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 캘리버 엑스엘(Calibre xL)과 캘리버 엑스액트 3D(Calibre xACT 3D) 소프트웨어의 인증도 받았다.

 

◇ 'AI 적용' EDA 툴 포트폴리오 강화…생산성 극대화

 

 

지멘스EDA는 한국 고객사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AI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리 담당은 "AI는 전자 설계 자동화(EDA)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기존 워크플로우를 개선하는 것을 넘어 칩을 설계, 검증 최적화하는 방식도 재정의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EDA 분야에서 쓰이는 AI는 범용 AI와 다르다"라며 "당사는 이를 '산업용 AI(Industrial AI)'라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 담당은 산업용 AI의 특성으로 △검증 가능성(데이터의 무결성과 알고리즘의 정확성) △사용성(원하는 결과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경험) △범용성(다양한 입력, 조건에서 수행할 수 있는 능력) △내구성(여러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능력) △정확성(정확한 예측 보장)을 들었다.

 

지멘스EDA는 이러한 특성을 지닌 AI를 접목해 EDA 툴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머신러닝(ML) 기반 EDA 툴 회사인 솔리도 디자인 오토메이션(Solido Design Automation)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AI를 접목했다. 리 담당은 "솔리도의 솔루션은 생산성을 10배 이상 향상시킨다"며 "'완전 주문형 집적회로(Full custom IC)'의 워크플로우에 최적화된 고급 AI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멘스EDA는 지난 6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캘리버 비전 AI(Calibre Vision AI)'도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AI를 기반으로 회로 설계 규칙에 어긋나는 수백 만건의 오류 사항을 잡아낸다. 신속히 오류를 해결해 반도체 생산성을 2배 향상시킨다. 생성형 AI를 활용, 엔지니어가 수동으로 실행해야 하는 테스트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퀘스타 원(Questa One)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AI로 미세 공정 수요 대응…中, 포기 못해

 

 

리 담당은 지난 9월 타이완에서 열린 대만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에서 AI 청사진을 그렸다. 그는 9일 'IC 포럼-첨단 칩 기술과 제조(IC Forum–Advanced Chip Technology and Manufacturing)' 포럼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AI·ML을 활용하는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마스크에 설계된 회로 디자인을 정확하게 웨이퍼에 찍어내기 어려워졌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와 왜곡을 잡기 위해 AI·ML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리 담당의 설명이다. 리 담당은 AI·ML로 수많은 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마스크 제작부터 패턴을 웨이퍼 표면에 새기는 삭각까지 전 공정에서 빠르게 오차를 예측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미중 반도체 분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리 담당은 "지멘스는 175년 이상 전 세계 고객을 지원했으며 여기에는 중국과 미국도 포함된다"며 "글로벌 통상 환경 속에서도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중국에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수출을 제한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대응하기 위해서다. 이후 한 달 만에 해제하며 지멘스EDA도 한시름 놓은 바 있다.

 

리 담당은 마지막으로 "한국이 (반도체) 제조 중심 모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엔드 투 엔드(end-to-end)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지멘스EDA는 한국 파트너 및 고객과 긴밀히 협력해 AI 기반 설계 도구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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