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싱가포르가 첫 상업용 원자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리적 제약으로 인해 친환경 재생에너지 활용이 어려운 만큼, 원전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9일 싱가포르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 경제성, 환경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들의 지원을 받아 국내 원전 역량 구축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원자력 에너지의 최신 동향을 정기적으로 공개해 국민이 원자력 에너지의 혜택과 위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싱가포르가 수력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솔루션을 대규모로 도입할 만한 자연적 특성과 자원, 토지를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가능한 모든 공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도 싱가포르 전체 전력 수요의 10%만 충족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싱가포르는 지난 2012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연구는 원자력 발전소가 작고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국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지었다. 다만 싱가포르에 새로운 원자력 기술의 진전을 계속 모니터링 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후 싱가포르는 원자력 에너지 평가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그 결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싱가포르의 원자력 에너지 역량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싱가포르가 원자력 발전과 같은 안정적이고 저탄소 에너지 솔루션의 이점을 보여주는, 선도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는 기술적 전문성과 제도적 성숙도, 탈탄소화 목표를 고려할 때 조만간 원자력 발전을 수용할 준비가 될 것으로 본다”며 “원자력 에너지가 필요한 국가의 가장 완벽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싱가포르가 SMR(소형모듈원자로)을 도입할 경우 원전 공급사로 현대건설의 파트너사인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이 거론된다. 앞서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은 지난달 SMR 평가 업체로 영국 엔지니어링 컨설팅 기업 ‘모트 맥도널드(Mott MacDonald)’를 선정했다. 모트 맥도널드는 홀텍 영국 자회사의 SMR에 대한 자문과 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본보 2025년 9월 11일 참고 싱가포르, '현대건설 원전 파트너' 홀텍 SMR 도입 검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