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LIG넥스원이 중동 방산업체와 정밀 대전차 미사일을 공동개발 중이다. 중동 국가는 LIG넥스원과의 방위 협력으로 정밀 대전차 미사일을 도입해 전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LIG넥스원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K-방산 위상을 높인다. 중동 시장에서 중장기적인 공동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LIG넥스원은 단순 기성품 제공이 아닌 기술 이전과 개발센터 건설 등 산업 현지화를 통해 방위 프로젝트를 확장한다.
27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Asharq Al-Awsat)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중동 방산업체와 장거리 대전차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 대전차 미사일의 사거리가 대폭 향상시켜 정밀 타격과 생존성, 운용 편의성 충족을 목표로 한다. 논의중인 중동 방산업체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장은 최근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아샤르크와 인터뷰를 통해 "중동 국가들과의 방위 협력이 공급 단계에서 현지 산업 시스템 구축 단계로 진화했다"며 "LIG넥스원은 현재 중동 파트너사와 협력해 장거리 대전차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전차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는 기술 공유와 공동 개발의 진정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며 "단순 기성품 판매에서 벗어나 기술 이전과 공동 정비, 훈련, 개발센터 건설 등 현지화를 통해 파트너와 함께 그들의 방위 역량을 구축한다"고 덧붙였다.
미사일 공동 개발을 위한 시스템 통합 작업에도 돌입했다. 이 부문장은 "공동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정밀 유도 무기, 센서, 지휘통제 시스템 분야의 첨단 기술을 중동 파트너들의 운영 전문성과 현장 데이터와 통합하기 위한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며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요격 미사일을 통합 지휘 체계 하에 연결하는 통합 방공 아키텍처를 구축해 공동 방공망 구축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밀 대전차 미사일은 적 전차 등 기갑장비를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유도 미사일로, 첨단 유도 방식과 높은 명중률을 특징으로 한다. 그동안 중동 지역에서는 주로 소련제 9M14 말륏카(AT-3 새거)와 이스라엘·미국제 재블린(Javelin), TOW 등 다양한 2~3세대 유도 미사일 등을 주로 사용됐다.
미사일이 전차 파괴와 보병 방어에 폭넓게 사용돼 중동 전장에서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중동 국가들은 사거리 8km 내외의 장거리 대전차 미사일과 탑어택·AI 유도·발사 후 망각 방식 등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중동 국가에서 공동 개발·기술 이전·현지 생산 등 3단계 모델 시행 중인 LIG넥스원은 중동 시장 진출 전략으로 현지화 와 지속가능한 파트너십 전략을 적극 추진해 진출 범위를 확대한다.
이 부문장은 "우리의 목표는 역내 국가에 군사 기술을 판매하는 계약 체결로 일시적인 판매 계약이 아닌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군수 산업 현지화와 기술 이전, 그리고 다양한 모델을 통한 여러 중동 국가와의 공동 생산에 대한 명확하고 유연한 계획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은 지난 2009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방산 전시회에 참가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2022년부터는 '천궁-II' 등 첨단 무기 수출하며 K-방산의 위상을 높였다.
LIG넥스원은 UAE와 2022년에 계약을 맺고 4조원 규모의 정밀 대전차 미사일 '천궁-II'를 수출했다. 이듬에엔 사우디아라비아에 약 4조2500억원 규모로 천궁-II를 수출했다. 올해는 이라크와도 3조7000억원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맺어 중동 3개국에 조단위 수출을 달성하며 'K-방공망 벨트'를 구축했다.
